[현장] 개포우성7차, 대우 vs 삼성 수주 ‘빅매치’…뜨거운 홍보전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07.06 06:00  수정 2025.07.06 11:39

단지 내 양사 홍보부스 오픈, 조합원들 발길

삼성물산, 공사비 868만9000원·공사기간 43개월 제시

대우건설, 필수사업비 CD금리+0%로 조달

6억 상한 대출 규제 후 추가이주비 LTV·금리에 눈길

개포우성7차아파트 전경.ⓒ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강남에서 맞붙은 재건축 사업장인 개포우성7차아파트 단지 내에는 뜨거운 열기와 함께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자가 지난 4일 방문한 개포우성7차 아파트 단지 내 양사의 홍보부스에는 평일 오후 시간대에도 홍보부스 내에는 시공사가 제시한 조건을 듣기 위해 온 조합원들로 북적였다.


양사는 앞서 지난 3일부터 아파트 단지 내 부스를 마련해 오는 21일 홍보관 설치 전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입찰에서 제시한 조건들을 홍보한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은 양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홍보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지난 1987년 12월 준공된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80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하 5층~최고 35층, 1122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1112가구, 대우건설은 1130가구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삼성물산이 187가구, 대우건설이 224가구로 알려졌다.


양사의 재건축 수주 경쟁은 지난 2020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을 두고 경쟁을 벌인지 5년 만에 성사되는 리턴매치다. 당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은 삼성물산이 수주했다.


단지에서 만난 조합원은 “어제 삼성물산 갔다가 오늘은 대우건설 부스를 다녀왔다”며 “브랜드 파워뿐 아니라 양쪽 다 듣고 사업 조건이 더 좋은 곳으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개포우성7차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한 홍보부스. ⓒ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연일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은 조합에 단지명으로 ‘래미안 루미원’을 제시하고 총공사비를 6757억원으로 내걸었다. 3.3㎡를 기준으로 하면 868만9000원이다.


이는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단지명으로 ‘써밋 프라니티’를 제시하고 총공사비 6778억원, 3.3㎡당 공사비 879만6000원을 제안한 바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공사기간으로 대우건설이 제시한 47개월보다 4개월 짧은 43개월을 약속했다.


또 사업비에 대해 한도 없이 금융조달 시점 시중 최저금리를 제공하며 물가인상분의 경우 입찰마감 후 19개월 동안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평균 상승률을 기준으로 최대 100억원까지 부담한단 조건을 내세웠다.


홍보 부스에서 만난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짧은 만큼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예상하기로는 조합에서 300억원 정도 금융비융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계에 공을 들여 지하 공간에 대한 공사 기간을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공사비도 경쟁사는 물론 조합이 제시했던 것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대우건설은 총회에서 의결한 필수사업비 전액을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 0.00%의 최저 수준으로 조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입찰 마감 후부터 착공 전까지 18개월 동안 물가인상에 해당하는 금액 전액을 대우건설이 부담한단 입장이다.


물가 인상분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더 낮은 상승률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대우건설은 최근 4년간 소비자물가지수 연평균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364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필수사업비 조달 시 가산금리에 대해서는 대우건설이 모두 부담할 것”이라며 “이 조건으로 조합은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정비사업에서 대우건설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다 보니 조합에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개포우성7차에서 랜드마크를 짓고 추후 다른 사업지까지 진출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개포우성7차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한 홍보부스. ⓒ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시공사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은 이주비 조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았다.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최대한도를 6억원까지로 제한하는 방안을 실시한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에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주목도도 한층 높아졌다.


기존에는 조합원들이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비율(LTV) 50%까지를 기본이주비로 대출을 받고 시공사가 제공하는 추가이주비를 활용했으나 대출규제로 인해 기본이주비 대출이 6억원까지만 가능해졌다.


예컨대 담보가치가 26억원인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은 최대 13억원까지 기본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데 대출 가능 금액이 6억원까지로 5억원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가 추가이주비를 얼마나 더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합원들의 관심이 커졌다.


삼성물산은 추가 이주비에 대해 LTV 100%+@를 제안하며 대출 한도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또 이주비를 비롯해 임차보증금 반환 비용 등에 쓰이는 사업촉진비도 최저 수준의 금리로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경쟁사보다 네 등급 높은 AA+의 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두 시공사가 같은 조건으로 사업비 조달 시점 최저금리를 적용했을 때 삼성물산이 더 낮은 금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이주비 지원은 시공사 역량에 달린 만큼 재무가 우수한 삼성물산이 강점을 보일 것”이라며 “삼성물산은 이주비를 포함해 사업비 전체를 한도 없이 조합에 제공하기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추가이주비를 LTV 50%까지 제공하고 필수사업비와 달리 사업촉진비는 삼성물산과 같이 시중 최저금리로 조달하기로 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조달금리 차이가 크지 않고 현재 제시한 추가이주비 LTV 50%로도 조합원들이 충분히 이주비에 대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주비에 대한 제안은 대출규제 전 제시한 것이다. 조합과 의논해서 LTV 등을 더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다만 저희가 단지 근처 전세시세 등을 분석해본 결과, 현 조건 내에서도 조합원들이 충분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출 금리도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재건축 사업장을 살펴보면 최근 AA- 신용등급의 건설사와 대우건설의 추가이주비 대출 금리가 3bp(0.03%p·1bp=0.01%p)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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