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들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 국내 기대작들이 경쟁보다 공존을 택한 전략으로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좀비딸', '악마가 이사왔다'는 웹소설, 웹툰 원작부터 오리지널 시나리오까지, 기획 출처는 물론 장르까지 분산하며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가운데, 이례적인 협업 마케팅까지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2018년부터 2년간 연재된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여름 극장가의 출발 주자로 23일 출격한다.
거대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이 작품은,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이 끝나는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로 펼쳐지고, 그 이야기를 유일하게 끝까지 읽은 독자 김독자가 주인공 유중혁과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그린다.
지난 15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전지적 독자 시점'은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과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 CG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인물들의 감정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구축에 집중했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연출 설정으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이려 했던 노력이 엿보였다.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오랜 만에 스크린에 걸리는 한국 블록버스터로, IP 대작이란 기대감을 타고 관객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월 30일 개봉하는 '좀비딸'은 네이버웹툰 기반의 좀비 가족 코미디 영화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고군분투를 유쾌한 톤으로 그린다.
특히 '엑시트', '파일럿'으로 여름 성수기 시장에서 흥행한 전력이 있는 조정석의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영화를 향한 관심도가 높다.
조정석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와 대중적인 호감도는, 좀비와 가족 코미디를 결합한 이색 장르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며 작품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충분하다는 업계 평가다.
8월 13일 개봉하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세 작품 중 유일한 오리지널로, 2019년 94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제작사 외유내강, 임윤아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가 주축이다.
흥미로운 점은 '좀비딸'의 조정석과 '악마가 이사왔다'의 이상근 감독, 임윤아가 '엑시트'로 이전 작품에서 한 팀이었지만 이번 여름엔 서로 라이벌로 만나게 됐다. 하지만 경쟁보다는 협력 관계를 택하며 조정석, 임윤아가 함께 영상을 찍어 '좀비딸'과 '악마가 이사왔다' 관람 독려 영상을 게재하며 손을 잡았다.
앞서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 조정석은 지난 6월 11일, 외유내강 창립 20주년을 기념한 '엑시트' 스페셜 GV에 함께 참석해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경쟁작 주연 배우들이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는 모습은 이제 제법 익숙한 풍경이지만 완전히 다른 소재를 가진 두 영화의 주연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함께 영상을 찍고 서로의 작품을 꾸준히 언급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시도다.
이는 개별 작품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두 영화가 서로의 흥행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을 읽힌다.
다채로운 장르와 매력을 가진 세 작품이 경쟁보다는 끌어주고 밀어주는 공존을 택하며 관객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2025년 여름 극장가에서, 과연 이들의 전략이 성공적인 흥행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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