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어디까지 추락하려고 하는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7.29 07:07  수정 2025.07.29 07:07

국민의힘 지지율 17%...사상 최저치

'윤 어게인'에 이탈한 중도적 민심

친윤·비윤 내분...지지율 한 자릿수 추락할까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발표된 7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17%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대선 전에는 30%대에서 민주당과 경합하는 모양새였지만, 대선 후에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보수층의 이탈이 심각하다. 대선 전인 5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중도층에서는 20%에서 12%로 8%P 하락했지만, 보수층에서는 65%에서 41%로 무려 24%P나 급락했다. 국민의힘에 기대를 걸었던 보수층 민심이 급격히 돌아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건 아직도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함에 따라 대선이 치러졌던 2017년 전반기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평균 지지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선거에서 패배했으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함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선 전이나 대선 후나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안이하다.


대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30대 초선인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임명했었다. 국민들에게 과거 이준석 전 대표 시절을 회고시키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얼굴마담에 불과했다. 그가 제안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혁신안 중 하나도 수용된 것이 없다. 결국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거용 쇼였음을 확인시켜 주었을 뿐이다.


그 식상한 쇼는 선거 후에도 계속됐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TK 출신 송언석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면서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서였는지, 이른바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의원은 인적 청산과 혁신위원 구성 문제로 당 지도부와 충돌하다가 지명 닷새 만에 사퇴해 버렸다. 후임으로 윤희숙 전 의원을 임명했지만, 여태껏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윤 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은 의원총회에서 이견만 확인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오히려 갈등만 증폭된 모습이다. 안 의원이나 윤 위원장의 평소 소신을 보면 그들이 추진할 혁신의 방향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 아니겠는가. 그걸 뻔히 알면서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으면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줘야 하고, 그러지 않을 거면 애당초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지 말아야지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국민의힘의 가장 중요한 혁신 과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그가 이미 탈당한 상태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른바 친윤 또는 ‘윤 어게인’ 세력이 존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지지층의 반발을 가져와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심의 이반을 가져와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비윤 측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진단이다.


양측의 주장은 일견 다 맞는 말이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등 돌린 ‘윤 어게인’ 세력도 있을 것이고, 그와 함께 가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이탈한 중도적 민심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의 비중을 따져보자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데 따른 민심 이반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이는 계엄이나 대선과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데일리안 6.17자 칼럼 참조).


정당이 추구하는 바는 좋은 정치를 베풀어 궁극적으로 정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당연히 민심에 순응해야 한다. 지금처럼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절연하지 못하고 친윤 측과 비윤 측으로 나뉘어 계속 내분을 일으킨다면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앞으로 거대 민주당의 독주는 더욱 심해질 텐데,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지지율이 기껏해야 10%대인 정당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범여권 발 ‘위헌 정당 해산’ 움직임과 당 내부로 향하고 있는 3대 특검의 칼날, 과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다. 참으로 우려되는 바 크다.

글/ 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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