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불가피…무제한 허용 땐 통화·외환 불안정성 우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7.18 16:49  수정 2025.07.18 16:59

디지털자산 법제 논의 학술대회 열려…닥사 공동 주최

美 '스테이블코인 법안' 하원 통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본격화

(왼쪽부터) 조수한 업라이즈 변호사,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센터장,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18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블록체인법학회, 디지털금융법포럼 공동 주최로 열린 '2025년 하계 디지털자산 공동 학술대회'에 참석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정교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법안을 17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시키는 등 글로벌 통화 질서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통합적인 정책 설계 없이 성급하게 진행될 경우 오히려 금융 시스템 전반에 구조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18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블록체인법학회, 디지털금융법포럼 공동 주최로 열린 '2025년 하계 디지털자산 공동 학술대회'에 참석해 성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통화 및 외환 정책의 실효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 대표는 먼저 1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지니어스 액트' 법안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미국의 지니어스 액트는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내에서 인정함으로써 미국이 디지털 달러 패권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무역과 송금, 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한국의 금융 주권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무분별한 확산은 오히려 탈원화를 가속화하고 국내 자본통제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외화자유화를 우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발행이 이뤄질 경우 역외 원화 유통이 무제한 확대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자본 이동 통제, 환율 안정정책, 국채 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어 통화·외환정책의 정합성을 내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행·소각 자동화, 2차 유통 제한, 특정 금융기관 지정 판매 등을 통해 환투기와 과잉 유동성을 막아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자산, 지급수단, 유가증권, 전자화폐 중 어디에 분류할 할 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정교한 제도적 장치와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은 1분기 기준 60조원 이상 거래될 정도로 국내에서도 대중화되고 있으나 이용자 보호와 발행자 책임을 명시하는 법적 장치는 매우 부족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을 살리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유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틀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수한 업라이즈 변호사 역시 "민간 사업자에게 통화 창출 기능을 허용하는 만큼 준비금 대량 매각이 국채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은행에 준하는 강력한 건전성 감독과 리스크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며 "현재 전자금융거래법 체계로 스테이블코인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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