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개선에 주택 사업 속도…수익 회복세
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 2Q 영업익↑
올해 상저하고 흐름 예상…대출 규제는 변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실적 회복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가율이 개선되고 수익성 높은 주택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잡히며 실적 개선으로 방향성이 잡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지만 업계 전반의 수익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소폭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7조7207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10.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70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현장 비용이 증가했으나 고원가 현장의 점진적 종료와 주택사업이 속도를 내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상반기 원가율은 93.5%로 지난해 같은 기간(94.9%) 보다 1.4%포인트(p) 감소했다. 주택 부문에서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과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부터는 미국 등 해외 원전에서 수주 및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장 괄목할 만한 실적 회복세가 예상되는 곳은 DL이앤씨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실적 개선 전망은 주택 원가율 개선과 원활한 착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주택사업 원가율은 80% 후반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 주택·건축 부문이 두 자릿수 매출총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1065억원)과 HDC현대산업개발(731억원)도 각각 14.0%, 35.8%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GS건설은 영국에 본사를 둔 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 청산으로 손실이 발생했으나 ‘메이플자이’와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등의 주택사업 도급액 증가가 이를 상쇄시켰다.
HDC현산도 수익성이 담보된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대표 사업장인 ‘서울원 아이파크’의 매출 인식 추정액은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에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사업들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건설부문 2380억원)과 대우건설(974억원) 등은 2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가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수주 물량들이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수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에 4월 대통령 탄핵에 따른 6월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분양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물량 확대로 올해 연간 실적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면서 갈수록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마진 개선 및 도시정비 중심의 물량 방어 등으로 27~28년까지 이익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도시 정비 위주의 성장, 비주택 부문의 실적 방향성, 각 사 재무현황 등에 따라 업체간 차이는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달 말 단행된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출 규제와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일부 도시정비 사업의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조합원 이주비 추가 대출이나 분담금 납부 시기 유예 등 건설사들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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