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와 현행 25% 관세 90일 연장 합의 [트럼프 스트레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8.01 06:17  수정 2025.08.01 06: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31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앞으로 90일간 현행대로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멕시코는 한국 업체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상당수 미국 기업들까지도 북미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두고 있는 만큼 관세의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어 주목받아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방금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우리는 지난 짧은 기간 적용된 동일한 (관세) 협정을 90일 동안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관세 25%와 자동차 관세 25% 관세, 철강과 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 50%를 계속해서 부과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관세를 현재보다 인하하지는 못했지만, 더 높은 관세적용을 피한 가운데 3개월간 미국과 관세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그는 앞서 멕시코가 펜타닐의 미국 유입방지 조치에 충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4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민자 억제와 마약 밀매 차단 등에 대한 ‘더 많은 조치’를 멕시코에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관세율을 30%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는 다수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즉시 폐지하기로 동의했다”며 이 조치가 이번 90일 유예 조치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이어 “멕시코와의 협상은 국경문제로 인해 다른 국가들과는 다소 다른 복잡성을 띤다”“ ”우리는 향후 90일 동안 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SNS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으며 8월1일 발표 예정이었던 관세인상을 피하고 장기 협정을 맺기 위한 90일의 시간을 확보했다”고 썼다.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는 품목은 계속 무관세를 적용받는다”며 “상업적 측면에서 현재 상태에서 추가되는 조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에는 한국 기업들도 상당수 진출했다. 이번 관세유예 조치로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기아는 멕시코에서 연간 4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운영 중이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4901억 달러(약 684조원) 규모를 미국에 수출해 중국을 제치고 대미 수출액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2554억 달러에 불과해 대표적인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분류된다. AP는 미국이 지난해에도 멕시코와 교역에서 1715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 인구조사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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