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시청 이어 베끼기…선 넘는 콘텐츠 불법 유통, 어떤 ‘엄중 조치’ 필요할까 [D:이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04 13:55  수정 2025.08.04 13:55

서비스되지 않는 플랫폼의 콘텐츠를 시청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해 빈축을 산 데 이어, ‘유사한’ 콘셉트로 표절 의혹까지 강하게 제기됐다. 중국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도둑 시청하고, 나아가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불법 사이트를 단속하고, 불법 시청 등의 행태에 대해 전문가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강도 높게 비판하지만 개별 사례를 단속하는 것 이상의 해결은 쉽지 않다.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으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과 ‘유사한’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 중국에서 방송되고 있다.


요리를 두고 겨루는 포맷은 ‘흑백요리사’만의 것이라고 할 수 없지만, 흑수저와 스타 셰프가 겨루는 설정, 남다른 스케일의 세트로 강화한 개성 등 ‘흑백요리사’만의 차별점들까지 베낀 것처럼 비슷해 한국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표절 의혹을 받는 프로그램은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텐센트 비디오에서 지난 17일 공개를 시작한 ‘一饭封神(이판펑션)’으로 16명의 업계 대표 셰프들과 84명의 신인 셰프들의 요리 경연을 펼치는데, 세트 비주얼부터 전개 방식 등도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는 중국에 서비스되지 않는 플랫폼으로, ‘흑백요리사’를 ‘도둑 시청’ 한 것을 인증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넷플릭스 콘텐츠 사례 외에도 과거 ‘히든싱어’, ‘집사부일체’ 등 한국 예능과 ‘비슷한’ 콘셉트로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으며, ‘더 글로리’부터 ‘오징어 게임’ 시리즈까지. 콘텐츠 불법 시청도 이미 반복해 지적되고 있다. 앞서 중국의 한 마트 채소 코너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관식(박보검 분)이 애순(아이유 분)의 양배추를 대신 팔아주며 ‘양배추 달아요’를 외치는 장면을 포착, 이를 홍보에 활용한 바 있으며, 중국의 쇼핑몰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굿즈를 판매해 불법 시청이 흔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했었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영화, 드라마, 나아가 웹툰까지 불법 시청하는 국내외 소비자들을 막기 위해 사이트를 추적해 폐쇄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유사 사례는 꾸준히 등장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불법 유통되는 콘텐츠를 향한 ‘엄중 조치’를 언급했다.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저작물 유통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과 창작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단호하고 엄격하게 조치해 나가겠다며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저작권 침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한편, 인공지능 등 신기술로 촉발되고 있는 저작권 이슈들에 대해서도 균형 있는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미 문체부와 경찰청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과 콘텐츠 불법 유통에 공동 대응 중이며,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월 평균 1000만 건 이상의 방문 수를 기록하는 대형 불법 유통 사이트를 폐쇄하는데 성공하는 등 꾸준한 대응을 통해 노하우도 구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사이트가 사라지면, 또 다른 사이트가 생겨나는 등 불법 복제의 굴레는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콘텐츠 불법 유통을 근절하는 것이 K-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것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이 유사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처벌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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