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구조조정 '제자리걸음'…매각 협상 줄줄이 난항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8.03 11:09  수정 2025.08.03 11:12

OK금융, 상상인저축은행 협상 최근 중단

자산 부실 규모 의견차 주요 걸림돌 작용

업계, '버티기' 통해 몸값 높이려는 분위기

잠재매물 거론된 곳도 매각 의사 크지 않아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저축은행중앙회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수개월 간 이어오던 협상을 최근 중단했다. 상상인의 자산 부실 규모에 관한 의견 차이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 건전성 악화 등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전환사채(CB) 등 고위험 자산도 상당히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에 매각됐지만,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수도권 기반에 비교적 넓은 영업망을 갖춘 만큼 관심을 보인 원매자들이 많은 것도 협상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에 비해 수도권 기반한 만큼 관심을 보인 원매자들이 많은 것도 상상인저축은행의 협상 지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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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등과는 달리 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강도가 약하고 매물로 나온 은행들도 당장 영업이 어려운 상황은 아닌 만큼 '버티기'를 통해 몸값을 높이려 하는 분위기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지 않았더라도 부실 우려가 있는 하위권 저축은행들의 구조조정도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H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이 한때 잠재 매물로 거론됐지만 지금은 매각 의사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저축은행 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업계 전반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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