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막히고 전셋값 충당도 어려워…갱신권 사용 활발
신규-갱신계약 전세보증금 수억원 이상 벌어져
자금 여력 부족한 세입자, 반전세·월세 전환 움직임
ⓒ데일리안DB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같은 아파트 단지 내 같은 평형대 주택의 전셋 값이 수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는 ‘이중가격’ 현상도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소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4일 15억75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건으로 2년 전 대비 전셋값은 7500만원 올랐다.
이 단지 같은 평형대는 지난달 8일 20억원, 6월 말에는 24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물량임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재계약과 신규 계약 간 전셋값 격차가 최대 8억3000만원가량 벌어진 셈이다.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권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원구 상계동 일원 ‘포레나노원’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8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4억7250억원에 전세계약을 연장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현상을 부추긴 주된 요인으로 6·27 대출규제를 지목한다. 전세 낀 매매,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고 전세대출 한도마저 축소되면서 매수심리는 위축, 전세 물건은 대폭 줄고 전셋값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 값은 일주일 전 대비 0.06% 오르며 25주 연속 상승했다. 시장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같은 기준 51.0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52.2) 대비 1.2포인트(p) 떨어진 수준이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시장에 매도자 대비 매수자가 많고 100 미만인 경우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수는 6·27 대책 시행 직전인 6월 넷째 주 99.3을 기록한 이후 5주째 내림세다.
이에 따라 월세 비중도 늘고 있다. 전세보증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로 나머지 금액을 충당하려는 세입자가 증가하는 셈이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신규 임대차계약 5555건 가운데 월세는 2345건으로 전체 임대차계약의 42.2%를 차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41.5%) 대비 소폭 확대됐다.
같은 달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갱신계약 4599건 가운데 233건(5.1%)은 전세에서 월세 또는 반전세로 갈아탔다. 월세·반전세 전환 비율은 1년 전 3.5% 대비 1.6%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7.4로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 3월 112.6을 기록한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정책으로 매매시장과 대척점에 있는 임대차시장은 풍선효과에 따라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 폭을 키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80%로 낮아지면서 전세대출 한도도 축소돼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대출금리 대비 높은 연 5~6% 수준의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하면 전세와 월세 사이에서 거주 해결이 필요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