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IP "글로벌 기준 부합 콘텐츠 제작 선행돼야"
지난 2010년 설립된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 ‘씰룩’ 등 유아동 타깃의 독자적인 캐릭터 IP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콘서트, 음원, 앱 개발, 게임, 라이선스 사업까지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콘텐츠 기업이다.
특히 유튜브에서 출발해 OTT, 방송, 공연,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역순으로 플랫폼을 넓혀온 흐름은 키즈 콘텐츠 업계 안팎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11개국 극장가에 진출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주혜민 CBO(사업개발총괄이사)는 자사 IP의 핵심 동력을 “아이들을 신나게 만드는 힘”이라고 꼽았다.
특히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 여기에 율동까지 결합된 노래가 중요하다”며 “예전 동요가 잔잔한 편이었다면, 우리는 K팝 스타일의 흥과 후킹을 접목했고, 그 전략이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사내에는 음악과 영상 제작을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어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런 음악 중심의 콘텐츠 구조는 반복 시청을 유도하는 힘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P 확장 방식 역시 더핑크퐁컴퍼니만의 특색이 있다. 주 CBO는 “2015년 유튜브가 여전히 미국 중심 플랫폼이던 시절, 우리는 그 안에서 가능성을 봤고 누구보다 먼저 진입했다”며 “그 덕분에 디지털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중국의 아이치이, 유쿠 등 현지 OTT와의 협업으로 파급력을 넓히는 한편, 문화 공감대를 중심으로 한 현지화 전략도 동시에 추진해왔다.
그는 "멕시코의 ‘망자의 날’은 해당 문화권에서만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담고 있는데, 여기에 더핑크퐁컴퍼니의 IP를 접목해 만든 콘텐츠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핑크퐁이 처음 만들었던 자동차 동요의 경찰차 디자인은 미국 경찰차와 가장 닮은 모습이었는데 일본어로 자동차 동요를 더빙하면서 경찰차의 모양을 일본 경찰차 디자인으로 변경한 적이 있었다. 자동차 테마가 인기가 많은 일본 부모님들이 무척 좋아했다"라고 예를 들었다.
해외 제작사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파라마운트 계열의 니켈로디언과 공동 제작한 ‘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 시리즈는 미국 방영 첫날 유아동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이후 여러 국가로 방영이 확대됐다. 극장판으로까지 확장된 이 시리즈는 글로벌 공동제작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IP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다.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들이 선호하는 대상을 분석해 반영하는데, 예컨대 공룡처럼 강한 생물에 끌리는 아이들의 성향을 고려해 상어라는 무서운 동물을 귀엽고 작은 ‘아기상어’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차별점이 있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기보다, 처음부터 전 지구를 상정하고 콘텐츠를 만든다”고 말한 그는 “미국을 타깃으로 만든 콘텐츠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거나, 영어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노래가 중동에서 반응을 얻는 경우처럼 예상치 못한 시장의 반응도 유연하게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반응이 오면 그 언어로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필요하면 원천 콘텐츠부터 현지 문화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기도 한다.
2021년에는 문화감수 TFT를 신설해 글로벌 문화 감수성을 체계적으로 검수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한국 키즈 IP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그는 “성별과 문화에 대한 존중,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는 것, 그리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콘텐츠 제작이 선행돼야 한다”며 “진출 우선순위에 둔 언어권의 트렌드 파악, 소비자 반응에 대한 실시간 대응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더핑크퐁컴퍼니는 유튜브 CMS 데이터를 매일 분석해 국가·연령·시기별 인기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를 콘텐츠와 캐릭터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핑크퐁컴퍼니가 유아동 콘텐츠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주 CBO는 “우리는 디지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프라인까지 연결되는 360도 IP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브랜드 접점과 팬덤을 다층적으로 형성해가며, 앞으로도 K키즈 IP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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