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도, 집필도 ‘공동’…‘집단 창작’으로 배가하는 시너지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9.04 14:02  수정 2025.09.04 14:02

‘북극성’ 김희원·허명행 감독

색깔 다른 두 감독이 함께 완성할 첩보 멜로

2명의 연출자가 뭉쳐서 시너지를 높이거나 작가들이 함께 집필하며 서로의 단점을 채우는 등 공동 집필, 연출 사례다 ‘다양’해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북극성’은 ‘빈센조’, ‘작은 아씨들’, ‘눈물의 여왕’ 등 스타 감독 김희원과 영화 ‘황야’, ‘범죄도시4’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이 함께 연출하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 명의 감독이 공동 연출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스타 감독들이 뭉치는 사례는 드물었던 것이다.


‘북극성’ 감독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첩보 멜로. 김 감독은 특유의 섬세함과 디테일한 연출력을 발휘, 주인공의 감정을 포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허 감독은 액션 연출에 공을 들여 복합 장르 ‘북극성’을 함께 완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종영한 JTBC 금요드라마 ‘착한 사나이’도 이미 자신들의 작품을 여러 차례 선보인 두 명의 감독이 함께 완성했다. 영화 ‘파이란’, ‘고령화 가족’의 영화감독 송해성과 영화 ‘고지전’, ‘내 아내의 모든 것’ 조감독을 거쳐 영화 ‘동창생’, 드라마 ‘인간실격’을 연출한 박홍수 감독이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 건달 3대 집안 장손 석철(이동욱)이 가족과 직장, 사랑을 지키기 위해 겪는 파란만장 사건들을 웃음과 눈물로 그려낸 드라마로 송 감독의 묵직한 감성에, 박 감독의 섬세함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여기에 드라마 작가 김운경, 영화 시나리오 작가 김효석 뭉쳐 각본을 쓰는 등 베테랑 창작자들이 뭉쳐 완성도를 추구한 모양새다.


이 외에도 2024년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LTNS’에는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윤희에게’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 ‘소공녀’, ‘페르소나’의 전고운 감독이 공동 연출과 각본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대도시의 사랑법’은 감독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 손태겸 등이 회차 별로 연출을 맡아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었다.


또는 3명 이상의 신인이 모여 완성도를 채우는 방식도 시도됐는데, 구이경, 권상아, 김윤의 작가가 함께 쓴 왓챠 드라마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 조한영, 박현신, 홍연이, 진세혁 작가가 공동 집필한 STUDIO X+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이 그 예다.


이렇듯 ‘집단 창작’으로 작품의 질을 높이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것에 ‘반갑다’는 시선이 이어진다. 작품의 스케일은 커지고, 대중들이 추구하는 완성도는 높아진 상황에서, 창작자 한 명의 ‘독창성’을 신뢰하기보단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이미 해외에서는 하나의 드라마를 여러 명의 감독이 나눠 연출하는 등 작가주의적 선택보다는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물론 창작자가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게 믿어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잘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을 할 수는 없다. 색깔이 뚜렷한 작품의 경우, 사공이 많으면 오히려 개성이 반감될 수 있다. 혹은 개성이 확고한 창작자는 뭉쳤을 때 되려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다”면서 “다만 지금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환경이 전보다 훨씬 유연해지면서 다양한 가능성들이 열린 것 같다. 작품에 최적화된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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