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분야 예산 1조원 이상 감소…한국 외교 위상 ‘흔들’ [2026 예산안]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5.08.29 11:12  수정 2025.08.29 11:13

실용외교 분야 예산안 6.6조→5.4조원 축소

외교·통일 분야 전체 예산 9.1% 삭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공적개발원조(ODA) 항목을 대폭 줄였다. 실용적 ODA로 개편하기 위해 감축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ODA가 포함된 외교·통일 분야 예산이 올해 대비 10%에 달하는 대폭 삭감을 받은 것은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6년 예산안에 따르면, ODA 분야 예산은 올해 6조6000억원에서 내년엔 5조4000억원으로 축소된다.


인도적 지원에 투입되는 예산은 6775억원에서 3315억원으로, 재량분담금은 3833억원에서 2807억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코로나19·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일시 확대된 인도적지원, 국제기구 재량분담금 등 사업을 정상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민간·국제 차관, 소규모 초청연수 등도 통폐합됐다. 이에 외교·통일 분야 전체 예산은 2025년 대비 9.1% 줄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분야별 재원배분 12개 항목 중 ‘외교·통일’ 부분만 유일하게 삭감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트럼프식 자국우선주의 닮아가는 韓


이같은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한국이 ‘글로벌 책임을 다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ODA 축소를 실질화하면서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화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USAID의 주요 기능과 인력은 미국 국무부로 통합 및 재조정될 예정이다. 이는 개발 전문성을 외교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종속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율 관세 정책과 ODA 축소를 감행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우선주의를 가감없이 표출하며 글로벌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같은 ‘자국우선주의’ 표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에서 열린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ODA, 유망 시장 만드는 투자금”


ODA 사업은 단순한 해외원조가 아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국제적 네트워크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ODA 예산 감축은 한국 기업과 전문가들의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줄이고, 신흥시장 개척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한국의 외교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ODA는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을 지원하면서 향후 유망 시장을 만드는 투자 성격도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ODA는 국가의 소프트 파워를 행사하는 전형적인 수단”이라며 “특성상 단기적 성과가 나기 어렵고, 긴 템포로 내다봐야 하는 성질을 가진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정부에서 ODA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ODA 예산 특성상 규모가 줄어버리면 앞전에 투자했던 효과도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형성되는 국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면 향후 개도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하기 수월해진다”며 “특히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받고 싶어하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보다 (ODA 예산 투입 대비 성과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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