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통과 후폭풍...건설노조, SK본사 앞 시위 예고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9.01 16:25  수정 2025.09.01 17:06

건설사 아닌 본사 앞 시위...고용 요구 직접 겨냥

HD현대 합병도 ‘불씨’...조선 3사 공동 파업 예고

SK서린사옥 전경. ⓒSK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산업 현장에서 원청을 겨냥한 노조의 요구와 투쟁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수원 남부지부는 오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시위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의 추가 고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이 줄어드는 단계에서 고용 확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룹 본사 앞에서 직접 시위에 나선 것이다. 건설노조가 고용 문제로 건설사가 아닌 SK그룹 앞에서 시위하며 압박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합병 계획을 발표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역시 노조 반발에 직면했다. 두 회사 노조는 지난달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합병 관련 세부 자료와 제도·인력 개선에 대한 회사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중복사업에 대한 희망퇴직 등 고용불안과 사측의 일방적인 전환 배치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 속에 다섯 차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합병 문제가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부상한 셈이다. 양사 노조는 HD현대삼호중공업과 함께 다음 달 공동 파업도 검토 중이다. 조선업계에서 기업 합병과 같은 경영 판단을 이유로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것은 드문 사례다.


지난달 24일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현장에선 비슷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기존 임금·근로조건 중심에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사업 통폐합 등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으로 확대시켰다.


노란봉투법 통과 다음 날(8월 25일) 현대제철 하청업체 근로자로 구성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국회 앞에서 “진짜 사장 현대제철은 비정규직과 직접 교섭하라”며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이어 27일에는 현대제철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현대제철 경영진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기업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사용자 범위 확대가 법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주요 투자 결정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이 확대됐지만 법상 사용자가 누구인지,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사업 경영상 결정이 어디까지 해당하는지도 불분명해 이를 두고 향후 노사 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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