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와 러시아, 이란 등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안보 대응 기구와 개발은행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세계 정상들이 무차별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지렛대로 ‘반미’(反美)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센터와 마약대응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상하이협력기구 개발은행을 신속히 설립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하이협력기구 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강조하며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시 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에 대한 중국의 누적 투자액이 840억 달러(약 117조원)를 넘어섰고, 양자 무역 규모도 연간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회원국 지원을 위해 100건의 ‘작지만 아름다운’ 민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올해 안에 20억 위안(약 3908억원)을 무상 원조하겠다”고 말했다.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중국·러시아와 중앙아시아 4개국이 출범시킨 다자 협의체다.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가 잇따라 합류해 현재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어났다.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협력에 집중했지만 최근 경제·금융·문화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은 이를 브릭스(BRICS)와 함께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의 핵심 축으로 삼아 ‘반미연대 공동체’로 키우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21개국 정상이 참가한 상하이협력기구 플러스 확대 정상회의에서는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냉전적 사고방식과 패권주의, 보호무역주의 그림자가 남아있으며 새로운 위협과 도전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더욱 정의롭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다자 무역체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톈진선언’에 서명했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체제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한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수호한다는 데 뜻을 함께한 것이다. 이는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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