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 해체설 “언급 부적절”...검증대 앞 침묵 일관 (종합)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5.09.03 06:47  수정 2025.09.03 13:59

‘금융위 해체론’에 후보자 검증 전 파행 거듭

조직 존폐·개인 의혹에 '묵묵부답'… 금융당국 수장 ‘소신’은 안보여

수십억 시세차익·전관예우 논란에도… 원론적 해명만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점화 된 금융당국 조직개편 관련 질의에 대해 언급이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본인이 수장으로 앉게 될 금융위의 존폐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문 셈이다.


이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강남 노후 아파트 갭투자 의혹’, ‘사외이사 겹치기 근무’ 논란에 대해선 법에 저촉되지 않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했는지에 대해 새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해체설’ 두고 여야 공방... 10여분만에 파행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한 지 15분만에 정회했다.


전날(1일) 정부여당의 당정협의에서 ‘금융위 해체안’을 논의해 논란이 일었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금융위가 맡은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이관하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합쳐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는 내용의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민주당이 이르면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까지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은 금융위가 해체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열흘 근무’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편입된다면 편입될 수장을 갖고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코미디, 웃음거리 아니냐”고 말했다.


금융당국 조직 개편에 따른 금융위 해체 가능성을 두고 공방이 계속 이어지자 윤한홍 정무위원장도 “용산(대통령실)의 뜻을 한 번 더 확인해보자”며 정회를 선포해 1시간 30분 뒤에야 속개됐다.


속개된 청문회에서 민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이번 달 25일 정부조직법 개편 추진은 저희 당 입장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 해체를 말씀하시는데, 해체가 아니라 기능 조정임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억원, 금융위 해체 찬반에 ‘모르쇠’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조직개편안으로 여야 의원들 간 파행이 이어진 가운데 회의가 속개되자 이제 화살은 이억원 금융위 후보자에게 돌아갔다.


이 후보자는 ‘금융위 해체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의에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 가정하에 말씀드리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원회 마지막 장관이 될지도 모르는 현실인데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는 것은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는 발언이다. 명쾌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조직개편안 내용이 공개되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답변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고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강남 아파트 갭투기 의혹 질의 관련 자료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억원, 시세차익·겹치기 근무 논란에 ‘국민 눈높이’ 시험대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갭투자 의혹’과 ‘겹치기 무’에 대해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 후보자는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해외 파견 직전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30~4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몰아세웠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실거주 목적이 아닌 전형적인 투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덕적 비난 가능성에 대해 다소나마 미안하지 않나’라는 질의에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개발 정보를 입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나갈 때 형편에 맞게 집을 2번 옮긴 것이고 평생 그곳에서 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직전 ‘겹치기 근무’로 3년간 6억에 달하는 소득을 올렸다고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해당 논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의 사과를 표하는 언급은 없었다.


기획재정부 차관 퇴직 후 민간기업 3군데 사외이사로 ‘겹치기 근무’를 하며 수억원대의 고소득을 올렸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3개를 겹치지 않았다. 2개는 겹쳤다”고 반박했다.


이에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법률상 사외이사는 동시에 3개를 못하게 돼 있다”며 “(동시에) 2개를 했다고 당당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예”라며 수긍했다.


고위 공직자 출신 ‘전관예우’ 관행에 따른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비판 받아온 만큼, “2개는 겹쳤다”고 언급하며 이런 비판을 경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기재부 제1차관을 지내다 윤석열 정부 시작 후 퇴임해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위원으로 들어갔다.


또 퇴직한지 일 년이 안돼 주식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의 사외이사를 맡았고, 패션 회사 LF와 운송사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기도 했다.


강민국 의원은 이 후보자의 ‘겹치기 근무’ 논란을 꼬집으며 “공직자윤리법에 퇴직공무원 취업제한제도를 하는데 2024년의 경우 7개 기관에서 약 2억원의 소득, 강연과 자문으로 사업소득도 6859만원 벌었는데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말씀하고 넘어갈 수 없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취지를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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