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 후 시즌 아웃
김도영 이탈로 WAR 수치 7승 손해, 8위 추락
지난해 KBO리그 정상에 섰던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믿기 힘든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1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8승 4무 64패(승률 0.475)를 기록 중인 KIA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순위표 8위까지 추락했다.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의 3.5경기 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9위 두산과의 격차가 1.5경기 차에 불과해 순위 상승보다 하락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다. KIA는 최근 10경기서 4승 6패, 5경기서는 1승 4패로 다른 팀들의 승수자판기로 전락한 모습이다.
2000년대 들어 디펜딩 챔피언의 가을 야구 탈락은 고작 네 차례에 불과하다. 2001년 두산(5위), 2004년 현대(7위), 2009년 KIA(5위), 2020년 NC(7위)가 바로 그들이며 올 시즌 KIA가 다섯 번째 굴욕을 맞이할 전망이다.
팀 몰락의 원인을 놓고 많은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지난해 MVP 김도영의 부재다.
KIA는 지난해 김도영을 중심으로 타선의 무게를 높였다. 타격과 주루, 수비를 두루 갖춘 김도영은 지난 시즌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기록하며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무려 3번이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고작 30경기 출전에 그친 뒤 시즌 아웃이 된 상태다.
그렇다면 김도영의 공백은 얼마나 컸을까.
김도영의 지난 시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는 8.32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들보다 8.32승을 팀에 더 안겼다는 뜻이다.
올 시즌에는 30경기서 1.28 WAR를 얻는데 그쳐 KIA 또한 7승의 손해를 입었다. 만약 김도영이 지난해와 같은 모습 보이며 7승을 더 팀에 안겼다면 KIA는 5위 KT를 넘어 4위 삼성과 같은 승수를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WAR의 수치가 사이트마다 계산법이 다르고 절대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도영이라는 핵심 선수의 이탈이 얼마나 팀에 치명적이었는지, 또한 KIA 구단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KIA는 김도영 공백 후 대체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팀 공격력은 무뎌졌고 불펜진의 불안까지 겹치며 지난해 승리 공식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그렇게 호랑이의 이빨도 빠진 채 힘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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