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보수 인선' 카드, 서울·부산시장 탈환 의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12.29 00:05  수정 2025.12.29 00:12

기획예산처 장관, 국민의힘 이혜훈 지명

대통령실 "통합·실용 대통령 인사 원칙"

정무특보에 6선 조정식, 국회의장 '힘 싣기'

해석도…과거에도 '김원기 선례' 있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성식 전 의원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지명했다. 장관급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도 보수정당 출신인 김성식 전 의원을 발탁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대통령은 오늘 장관급 3명, 차관 2명, 특별보좌관 2명을 각각 인사했다"며 이 같은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의 보수 진영 출신 인사 기용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인선된 7명 중 4명은 영남 출신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남 인사 4명 중 부산 출신이 2명이나 된다는 것과 민주당 약세 지역인 강남권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을 발탁했다는 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꼭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수석은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 "다년간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곧 출범하는 기획예산처가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하여 미래 성장동력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했다.


1964년생으로 부산 출신인 이 후보자는 마산제일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보수정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17대·18대·20대 국회의원)을 한 중진급 인사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7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 22대 총선에선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성동을 지역에 출마했지만,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해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서 국가미래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으며, 올해 21대 대선에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대선캠프 정책본부장을 지냈다. 인사 발표 순간에도 국민의힘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만큼, 국민의힘은 인사 발표 직후 "배신행위"라며 이 후보자를 제명했다.


이 수석은 김성식 전 의원에 대해선 "소신이 뚜렷한 개혁 성향의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며 "구조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AI 전환을 이끌 다양한 혁신과제를 이끌 인물로 평가된다"고 했다.


1958년생으로 부산 출신인 김 전 의원은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 관악갑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겨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의원 시절 대부분 기획재정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 경제·예산통으로 꼽힌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수석은 보수 인사 발탁에 대해 "통합과 실용 인사라는 대통령의 인사 원칙을 이번에도 지켰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정식·박지원·김태년 국회의장 3파전 속
趙, 대통령실 정무특보 전격 발탁 배경은?
과거 김원기, 2004년 2월 정무특보 발탁
같은 해 6월 국회의장으로 선출 선례 있어


정무특별보좌관과 정책특별보좌관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대통령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는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6선(경기 시흥을)의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촉됐다. 대통령 정무특보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대통령실과 국회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다.


이 수석은 조 의원에 대해 "탁월한 정무 감각과 원활한 소통 능력을 보여준 정치인"이라며 "국민 대통합 등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하면서 여야 및 당정 소통 등 정무적 지원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1963년생으로 서울 출신의 조 의원은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조 의원은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상태인 만큼, 이번 인선을 두고 "이 대통령이 조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현재 국회의장 경쟁은 조 의원과 박지원(5선·전남 해남완도진도) ·김태년(5선·경기 성남수정) 의원까지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 의원은 특보 활동과 국회의장 선거 준비를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29일에 종료된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원기 전 의장은 2004년 2월 정치특보(현 정무특보)로 위촉된 이후 같은 해 6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조 의원은 인선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정청이 더욱 하나로 힘을 모으고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엔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위촉됐다. 1956년생으로 서울 출신인 이 이사장은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40년 지기 '정책 멘토'로 꼽힌다.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올해 10월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한편 장관급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엔 이경수 현 인애이블퓨전 의장이 지명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종구 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는 홍지선 경기도 남양주시 부시장이 각각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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