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코스피 불장'이지만…서학개미 베팅, 이유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9.16 05:06  수정 2025.09.16 13:54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美주식보관액 역대 최대…'투자 헛다리'?

관세 도입에 따른 美인플레이션 현실화 되면…미국 증시 '직격탄'

호재도 상당…연준 정책 무게 '물가 보다는 고용',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

"미국 증시, 악재보다는 호재 모멘텀 강해…투자 사이클도 견고"

ⓒ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베팅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관세 도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 되면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지만, 미 금리인하 사이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고 연준 정책의 무게 중심이 물가에서 고용으로 옮겨가는 등 악재보다는 호재가 더 많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11일 기준 약 1421억 달러(약 197조3059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꾸준히 늘어난 보관액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10일 이후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실제로 매일 10억 달러 안팎으로 불어나던 보관액은 지난 11일 30억 달러 넘게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오는 18일 새벽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자 개미들이 기대감을 갖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국내 증시가 지난 1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어 개미들이 '투자 헛다리'를 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관세 도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고용 쇼크에 따른 수요(소비)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면서도 "관세의 가격 전가 속도가 더딜 뿐 영향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수입 가격이 여전히 상방 압력에 노출돼 있어 결국 소비자에 대한 가격 전가 우려는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물론 여러 악재 속에서도 이를 상쇄할 호재 역시 상당해 당분간 미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 고용 둔화 및 소비심리 위축 우려 등은 악재 요인이라면서도 "악재만큼이나 다양한 호재가 두드러지고 있고, 악재보다 호재 모멘텀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미 금리인하 사이클이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 정책 무게 중심이 물가에서 고용으로 기울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김이 연준 의사결정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저금리 기조와 맞물린 저유가, 저달러 흐름 역시 미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훈풍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견고한 투자 사이클도 향후 미국 증시를 지탱하는 힘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9월이) 대형 성장주 실적 발표 공백기라는 인식과 달리, 오라클 실적 발표가 시장에 강한 AI 수요를 다시 상기시키며 성장주 이익전망 상향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AI 사이클 버블 논란도 있지만, 미국 투자 사이클은 견조하다"며 "AI 투자는 물론 관련 인프라 투자 등으로 미국 투자 사이클이 근래에 보기 힘든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