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소속 기자 4명을 상대로 150억 달러(약 20조 742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소송은 NYT가 트럼프 대통령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외설 편지’를 분석해 보도한지 일주일여 만에 제기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오늘 나는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타락한 신문 중 하나이자 급진 좌파 민주당의 대변인이 된 NYT를 상대로 15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및 비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NYT가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 것을 지목했다. 그는 “NYT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을 1면 정중앙에 게재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나는 이를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선거자금 기부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이 수십 년 간 당신들이 좋아하는 대통령(나), 내 가족, 사업, 아메리카 퍼스트 운동,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 거짓말을 일삼아 왔다”며 “한때 존경받았던 이 ‘쓰레기 신문’(rag)에 책임을 묻게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한 명예훼손 배상액은 150억 달러는 NYT의 현 시가총액(96억 5000만 달러)을 훨씬 웃도는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플로리다주 탬파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서 NYT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과 유산을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되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적이고 비하하는”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앞서 8일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 사망한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관계를 다룬 NYT 보도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NYT는 2003년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나체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분석, 카드에 적힌 서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부터 2001년까지 뉴욕시 공무원들에게 쓴 개인 메모에 적힌 서명과 매우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 주요 언론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파라마운트의 자회사 미 CBS방송이 간판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전 부통령의 인터뷰를 방송하며 그에게 불리한 내용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200억 달러의 소송을 냈다.
이후 파라마운트 이사회는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데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1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제공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했다. ABC방송과도 거액의 법적 다툼을 벌였다. 2024년 3월 ABC방송의 한 앵커가 방송에 출연한 공하당 하원의원에 “강간 협의로 기소된 트럼프를 왜 지지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에선 강간이 아닌 성추행 혐의만 인정됐는데, ABC 간판 앵커가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그의 당선이 확정된 뒤 2024년 12월 ABC방송은 대통령 도서관에 1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지난 7월 자신과 제프리 엡스타인 간 ‘외설 편지’ 의혹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냈고, WSJ 보도 이후 NYT가 관련 내용을 추가 보도하자 NYT에 대해서도 10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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