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아 연구원 “K-조선, 中 저가 공세 경계·신시장 개척해야” [2025 산업비전포럼-사례발표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9.24 11:51  수정 2025.09.24 11:55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서 주제발표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신시장 확대·저가 물량 경계 필요”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창간 21주년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국 조선업이 부흥의 기회를 맞은 가운데 중국의 저가 공세를 경계하고 고효율·고부가 선박과 신시장 개척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네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제 조선업에서 경쟁자와 같은 방식의 방법으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엄 연구원은 조선업의 한·중·일 지형 변화를 설명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한·중·일이 만드는 선박이 전 세계 선박의 약 90% 이상”이라며 “그중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빅2’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중국은 200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 수주를 받아왔고, 2009년 이후에는 건조량에서도 최다를 기록했다”며 “코로나 팬데믹 후 재차 선박 발주량이 늘면서 2010년을 넘어선 유일한 국가가 됐고 한국과의 차이가 세게 벌어졌다”고 짚었다.


일본은 중국과 비슷한 선종을 주력으로 삼았다가 경쟁에서 밀리며 사실상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다. 펜데믹 이후 가장 수주가 많았던 지난해 일본의 수주 점유율은 역사적 3번째 호황기에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가별 수주 점유율(CGT·표준선환산톤수 기준)을 보면 일본은 2023년만해도 13.8%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7.2%로 내려온 뒤 올해 8월 기준 5.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59.8% → 70.3→ 5.75%의 수주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은 20.1% → 14.6% → 21.8%의 점유율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스미토모중기계공업이 지난해 상선 건조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면서 경쟁에서 이탈했다. 마지막으로 건조 중인 아프라막스급 탱커 1척을 내년 1분기에 인도한 뒤, 해상풍력·해양구조물 등 탈탄소 분야로 전환한다.


엄 연구원은 일본의 전략 실패를 지적하며 “일본이 설계 인력을 먼저 줄이고 스탠다드화로 양산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대형화 수요와 엇나가 역량 회복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조선업 덩치 키우기와 군함 증강은 변수로 제시됐다. 중국이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등 자국 내 1·2위 조선사 간 합병을 진행하면서 세계 최대 조선사로 부상한 상황이다.


엄 연구원은 “중국은 국영 기업 위주로 ‘볼륨업’을 시키고 2012년 이후 해양 강국 건설 계획으로 군함 론칭 속도가 빨라져 코로나 직전 미·중 군함 수가 역전됐다”면서 “다만 이는 한국에겐 신시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해법으로는 제품 경쟁력과 신시장 개척을 꼽았다. 조선업은 재료비와 인건비의 산업으로, ‘싼 인건비’가 유리하지만 더는 그 방식만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발 조선 부흥 이슈와 해외 야드 활용을 신시장·원가 대응 카드로 제시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외 사업장(인건비가 낮고 역량 보완이 가능한 국가)과 손잡아 저가 물량은 외주화하고 국내는 고부가로 승부하는 방식도 소개했다.


엄 연구원은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과 저가 물량에 대한 경계, 이 두 부분을 가지고 대응하는 지금의 방식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선주들이 비싸도 효율적인 배를 찾기 시작하고 있어 수주가 말라도 한국 조선업체 수주는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