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의 즈제탸오둥(ByteDance)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고 지분을 2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틱톡의 미국 사업권은 미국의 합작회사가 운영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 투자자들의 틱톡 사업권 매각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통과된 ‘틱톡 강제 매각법’을 준수할 수 있게 됐다”며 “이 플랫폼은 완전히 미국인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자 예상 명단에 래리 앨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CEO,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이 있다”며 “우리 나라를 사랑하고 우리 나라에서 많은 돈을 벌면서 (틱톡) 사업과 관련성이 있는 세계적 투자자 4∼5곳”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틱톡 매각에 대해 중국 측의 공식 발표가 아직 없다’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말했고, 그는 ‘계속 진행하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중국도 매각 조건에 동의했느냐’는 물음에는 “시 주석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그를 많이 존중한다. 그도 나를 많이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틱톡 미국 사업권은 보안 업무 담당할 오라클 등이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협상을 지휘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합의 과정에) 중국의 저항이 있었다”며 이번 행정명령이 “틱톡을 계속 운영하도록 하는 동시에 법이 요구하는 대로 미국인의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틱톡은 모회사가 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미국인 틱톡 사용자는 1억 7000만명이 넘는다. 이에 미 의회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 금지법’을 지난해 제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이 틱톡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 법의 시행일을 오는 12월 16일로 미루고 틱톡 대주주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중국과 협상해왔다. 협상안에 따라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코드, 콘텐츠 심사 권한은 미국 측 새 합작법인이 가지며 이용자 민감 데이터는 미국 기업이 운영하는 클라우드에만 저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매각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협상을 통해 바이트댄스는 미국 사업권 지분 20% 미만을 소유하고, 나머지는 미국 측 투자자들이 인수한다. 새롭게 출범할 틱톡 미국 법인의 지분 가치는 140억달러(약 19조 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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