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발표는 ‘시간 벌기’ 전략 분석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을 두고 내부적으로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중 핵심 조항 중 하나인 무장해제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연합뉴스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인질 석방의 조건에 대해서도 하마스 내부에서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하마스의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이야와 정치국 간부들은 트럼프 구상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정치국의 여론은 가자지구에 근거를 둔 하마스의 군사 조직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무장 해제에 대해 로켓과 같은 공격 무기는 포기할 수 있지만, 소총 등 소형 무기는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하마스 내부에는 무장 해제 요구를 사실상 '항복'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무장 해제에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전투원들이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무기를 반납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하마스 지도부가 트럼프 구상에 동의할 경우, 소속 전투원들이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스라엘 인질들을 72시간 안에 석방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내부 반발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인질을 넘겨받은 뒤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부에서는 인질 석방이 이스라엘군의 철수 일정과 연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아랍 중재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는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해 즉각 중재자를 통한 협상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인질 석방 조건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내부 이견을 정리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날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무조건적 인질 석방이라는 핵심 조항을 거부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 중단에 나서는 데 주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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