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치솟자 다음주 기준금리 '동결' 무게…미·중 갈등에 집값까지 '초비상'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10.14 17:25  수정 2025.10.14 17:27

대외적 불안에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까지

1430원 뚫려…"1450원 상단 열어둬야"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다음 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격화가 환율 불안을 부추기고,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2원 오른 1431.0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 급등세가 심상치 않자 외환당국은 지난 13일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26.5원에 출발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1430원 선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세에 대해 한국은행은 이날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환율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심화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이날 오후 중국은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에 대해 제재 조치를 예고했다.


이들 회사가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미국은 이날부터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적용해 중국 국적 선박에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20~143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4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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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 상승세 역시 통화 완화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9% 상승했고, 9월 다섯째 주에는 0.27%로 오름폭이 커졌다.


성동(0.59%), 마포(0.43%), 송파(0.35%), 용산(0.28%) 등 주요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수도권 집값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 이어 추가 대책을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정부의 추가 규제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로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면 집값 상승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환율 역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국은행이 섣불리 통화 완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급등이 연말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추가 규제가 나와도 정책 효과 반영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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