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태에 '동남아 포비아' 확산…LCC '긴장'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0.21 12:25  수정 2025.10.21 13:55

"태국·베트남도 불안"…동남아 여행 불안감 ↑

LCC들, 동남아 예약률·수요 추이 점검하며 대비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뉴시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인신 매매, 감금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에서는 동남아 여행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동남아 노선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혹시 모를 타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서울 등이다.


이들 항공사는 최근 신규 취항과 증편을 활발히 진행하며 동남아 노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이날 부산~베트남 푸꾸옥 노선을 오는 12월 17일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26일부터 인천~인도네시아 마나도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현재 LCC 중 캄보디아 노선을 운항하는 곳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한 불안감이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태국·베트남도 불안하다" "캄보디아 때문에 동남아 여행이 불안해진다" "동남아 여행 앞으로 못 갈 듯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LCC들은 캄보디아 사태 전후의 동남아 노선 예약률과 수요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며 대비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운송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인천 출·도착) 동남아 국가 여객 수는 1795만여명으로, 일본(1988만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태가 벌어진 이후 예약률을 살펴봤는데 현재까지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단 캄보디아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도 하고 다른 동남아 노선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LCC는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 경기 둔화와 유가 상승, 고환율, 항공사고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는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는 영업이익 260억원(35.3% 감소), 에어부산은 150억원(60% 감소)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수익원인 동남아 여행 수요마저 감소한다면 실적 악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은 LCC에 가장 중요한 수익 기반"이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 연말·성수기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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