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대로 저격" vs "No Kings 시위 중인데…" 외신이 본 '황금 왕관' 선물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10.29 21:30  수정 2025.10.30 07:51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해 선물한 신라 금관 모형과 무궁화 대훈장이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국립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특별히 제작한 신라 천마총 금관을 본뜬 금관 모형을 직접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특별한 선물"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내며 "한미는 아주 강력한 유대 관계이자, 앞으로도 더욱더 굳건한 동맹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금관 모형이 10세기까지 한반도 대부분을 통치했으며 경주가 수도였던 신라 왕국의 상징"이라고 소개하며 "신라가 금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실크로드 무역으로 '황금의 나라'라 불렸다"고 전했다.


WP는 "신라가 세 왕국을 최초로 통일한 만큼, 이 왕관은 평화와 통합을 상징한다"는 한국 관계자의 설명도 함께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린 지 불과 2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왕관을 선물 받았다"고 짚으며 "권위주의적 통치 비판을 받는 트럼프가 '왕관'을 받는 장면은 상징적 역설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CNN방송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 사랑(gold obsession)을 적극 활용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날 오찬 겸 회담 자리에서 '한미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금빛 디저트가 제공됐다며 "한국이 트럼프의 미적 취향을 세심하게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기 취임 이후 백악관 집무실을 금장 장식으로 꾸몄고, 새 연회장에도 금 샹들리에와 금박 기둥을 설치 중"이라며 "한국의 금관 선물은 그에게 완벽한 맞춤형"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미국에선 왕이 없다고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 관료들은 군주를 사랑하는 권력자를 위해 복제 황금 왕관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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