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이 태국인 됐다…英여성, 뇌졸중 후 나타난 이상 현상은?

김혜민 기자 (gpals4965@dailian.co.kr)

입력 2025.10.30 11:33  수정 2025.10.30 14:26

뇌졸중으로 쓰러진 英여성, 깨어나자 태국식 억양으로

'외국 억양 증후군' 단기간 호전 어려워

ⓒ데일리메일 보도화면 갈무리

영국의 한 여성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깨어나자 갑자기 태국식 억양으로 말하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햄프셔에 거주하는 캐시 워런(28)은 지난해 9월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저녁 식사 자리로 향하던 중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졌고, 병원에서 뇌졸중 판정을 받았다.


하룻밤 뒤 깨어난 그는 왼쪽 몸이 마비된 상태였을 뿐 아니라, 영국식 발음이 사라지고 태국식 억양으로 말하게 되는 변화를 겪었다.


캐시는 "영국식으로 말하던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한 기분이었다"며 "의사들은 어머니가 태국 분이라 그 영향일 수 있다고 했지만, 명확한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뒤 1년 가까이 재활 치료를 이어갔지만, 억양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지난 3월 '외국 억양 증후군(Foreign Accent Syndrome·FAS)'이라는 희귀 질환 진단을 받았다.


외국 억양 증후군은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다발성 경화증 등으로 언어 중추가 손상될 때 나타나는 신경학적 언어 장애다. 모국어를 구사할 때 발음과 리듬, 강세 조절이 비정상적으로 변해 마치 외국어 억양처럼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드물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 이후에도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캐시는 "이제는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지만, 내 정체성의 일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라고 상실감을 전했다.


현재 외국 억양 증후군에는 완치법이 없으나, 꾸준한 재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언어치료(발음·억양 교정 및 리듬 훈련, 음악치료 병행) ▲심리상담(우울감 완화) ▲보조적 약물치료(항경련제·신경안정제 등)가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호전은 어렵지만, 꾸준한 치료를 통해 억양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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