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강국 유럽고 골칫거리 ‘축산분뇨’
고체 연료·비료 등 만들어 수익 창출
일본·네덜란드·이탈리아 기술 개발 활발
강원 ‘홍천에너지타운’ 수익 주민 환원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가축분뇨 축산연료화 사업은 세계 주요 국가들도 주목하는 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유럽 국가들은 단순히 에너지 생산 차원이 아닌 축산분뇨라는 골칫거리를 처리하면서 주민에게 이익을 제공한다.
가까운 일본 경우 닭 분뇨를 에너지화해 연간 100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이와테현 하나마키시에 위치한 (주)쥬몬지치킨은 2016년 건립해 계분(닭똥)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쥬몬지는 하루 400t의 분뇨를 처리하며 연간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2016년에 약 65억엔(한화 650억700억원)을 투자해 발전소를 건립했다. 발전소는 6250㎾급 발전설비를 갖추고, 생산 전력을 판매한다. 연소 후 남은 재를 비료 원료로 팔아 추가 수익도 올린다.
농가 181곳에서 하루 400t의 분뇨를 수거해 수분 함량을 조절한 뒤, 900도의 수관식 보일러에서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 증기는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발생한 재는 농업용 비료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얻는 연간 전력 판매 수익은 약 62억원이다. 여기에 연간 1만3000t가량 발생하는 연소재를 비료 원료로 판매해 약 6억~13억원을 벌어들인다. 닭 분뇨 처리비 절감 효과는 약 30억원에서 40억원에 달한다. 이 세 가지를 합친 연간 수익은 100억원에서 110억원 수준으로, 투자금 회수 기간은 10년이다.
전력과 비료를 동시에 생산하는 남국흥산주식회사는 1973년 설립됐는데, 원료 100%를 규슈 내에서 조달한다. 원료의 절반이 축산분뇨이고 나머지는 소·닭·돼지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남국흥산은 이런 농축 분뇨를 연소해 발전하는 기계를 설치했고, 이때 나오는 연소열을 이용한 사료제조장치도 도입했다.
고온호기성 발효 시스템으로 분뇨의 수분을 조절한 뒤, 900도에서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고, 발생하는 재(인 20%, 칼륨 18%, 칼슘 18%)를 고품질 비료로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이다.
향후 축분·부산물뿐 아니라 향후 슈퍼마켓 등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까지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국흥산은 연 3일 휴무라는 높은 가동률로 지역 축산·농업 산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헤이르휘호바르트에 자리한 기술기업 마비텍(Mavitec)이 대표적이다. 마비텍은 2013년부터 가축분뇨 활용 기술에 주목해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5년 실제 선보인 시스템은 가축분뇨를 냄새 없는 수증기(열에너지)와 ‘바이오차’(biochar, 유기물 기반의 숯)를 생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마비텍은 분뇨를 건조해 수분 함량을 25% 이하로 낮춘다. 이후 섭씨 800도 이상의 고온과 저산소 환경에 투입해 바이오차로 탄화한다. 고온 상태를 정밀하게 유지해 가축분뇨에 들어 있는 질소가 증발하고, 최종 생산된 바이오차에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바이오차는 식물이 더 잘 자라게 하는 토양개선제로 쓰인다.
‘비엠씨 무르다이크(BMC Moerdijk)’도 있다. 네덜란드 무르다이크 지역에 위치한 가금류(닭) 분뇨 발전소로 연간 45만t(하루 약 1250t)의 분뇨를 처리한다.
자연 혼합 저장 방식으로 함수율을 조정한다. 인공적인 건조 방식은 사용하지 않는다. 유동층 연소로 시스템으로 1차 연소(750℃), 2차 연소(1000℃)한다. 설비용량은 36.5MW, 연간 전력생산은 2억8000만kWh에 달한다. 전력 판매와 분뇨 처리 수수료, 소각재 비료 판매 수익 구조를 갖는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는 PIGergy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돼지 분뇨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연구다. 아일랜드의 글라스포트 바이오(GlasPort Bio)와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키라 테크(KiRa Tech)가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100두 미만 양돈농가에 적합한 폐쇄형 자가처리 시스템 개발한다. 첨가제를 활용해 분뇨 내 메탄 발생을 억제하고 건조, 펠릿화 과정을 거쳐 연료로 만든다. 다른 유럽 기업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차도 만들어 수익을 얻는다.
우리나라도 축산분뇨 처리 사업이 주민 이익으로 직결하는 대표 사례가 있다. 강원도 홍천친환경에너지타운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전환해 활용하는 시설인데, 주민들이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직접 운영한다.
에너지타운은 2018년에 2억3200만원을 시작으로 연간 2억원 이상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익의 30%를 주민조합원에 배당하고 20%는 마을 환경개선사업 등에 투입한다. 이 때문에 홍천친환경에너지타운은 환경 보전과 폐기물 자원순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친환경에너지 신산업 창출 모델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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