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탓하랴' 무릎 꿇고 지켜본 손흥민의 아쉬운 퇴장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11.23 16:47  수정 2025.11.23 16:53


손흥민 ⓒ AP=뉴시스

실축 뒤 무릎 꿇고 지켜봤던 손흥민(LAFC)이 팀 패퇴에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곱씹었다.


손흥민 소속팀 LAFC는 23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컵사커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후반 손흥민 멀티골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승부차기에서 손흥민 등 2명의 실축이 나오면서 3-4로 져 탈락했다.


5만3000여 관중이 입장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모은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독일 레전드 토마스 뮐러(36)가 선발 출전한 가운데 손흥민도 LAFC 공격 선봉에 나섰다.


0-1 끌려가던 후반 15분. 마크 델가도가 올린 크로스를 모런이 머리로 떨어뜨리자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에게 막혀 다시 흘러나오자 손흥민은 몸을 던지는 수비진을 뚫고 두 차례 슈팅을 날리며 기어이 골문을 뚫었다. 만회골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묻어난 장면이다.


지난 8월 LA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에게는 시즌 11번째 골이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 이후 2경기 연속골.


끝이 아니다. 1-2로 패색이 짙은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상대 수비수 블랙먼이 박스 근처에서 반칙을 저질러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면서 골문 구석을 찌른 ‘극장 동점골’을 터뜨렸다. 밴쿠버 홈팬들조차 탄성을 내지를 정도로 환상적인 골이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LAFC에 2골을 선사하며 살려낸 손흥민이다. 왜 리오넬 메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연봉(160억원)을 받는 선수인지 화끈하게 보여준 순간이다.



손흥민 골. ⓒ AP=뉴시스

너무나 강렬한 활약을 남긴 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전후반만 놓고 보면 강력한 ‘MOM’급 활약을 선보였던 손흥민은 승부차기에서 미끄러졌다. LAFC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슈팅은 강하게 오른쪽 골대를 때렸다. 갑작스러운 경련 탓도 있었다.


반면 밴쿠버 첫 번째 키커 베할터는 득점에 성공했다.


실축 뒤 손흥민은 무릎을 그라운드 바닥아 대고 머리를 감싼 채 지켜봤다. LAFC는 세 번째 키커 델가도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GK 요리스가 밴쿠버 네 번째 키커 오캄포스의 슈팅을 선방했고, LAFC 다섯 번째 키커 아마야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방을 간절히 바랐던(?) 손흥민은 무릎을 그라운드에 대고 앉아 지켜봤지만, 밴쿠버의 다섯 번째 키커 라보르다가 골문을 가르면서 두 차례 실축이 나온 LAFC는 승부차기 3-4 패배를 받아들였다. 1번 키커 손흥민의 실축이 분명 크게 아쉬웠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누구도 손흥민을 탓할 수 없다.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이 무대까지 올라오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손흥민 ⓒ AP=뉴시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떠나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LAFC 유니폼을 입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해 정규리그 후반기 팀의 공격 흐름을 바꿔놓았다. MLS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합쳐 13경기에서 무려 12골(4도움) 포함 공격 포인트 16개를 쌓으며 반등을 주도했다. 시즌 중 리그를 바꿔 합류한 것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성과와 기여도다.


LAFC뿐만 아니라 MLS 사무국도 손흥민의 가치를 인정했다. 다음시즌 개막전 매치업으로 LAFC와 리오넬 메시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를 붙였다. MLS 연봉 1~2위를 달리는 둘의 맞대결로 리그 흥행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손흥민은 짧은 기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MLS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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