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북스가 발굴하는 새롭고, 편안한 이야기 [출판사 인사이드⑮]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01 14:01  수정 2025.12.01 14:01

<출판 시장은 위기지만, 출판사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랜 출판사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지탱 중이고, 1인 출판이 활발해져 늘어난 작은 출판사들은 다양성을 무기로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다만 일부 출판사가 공급을 책임지던 전보다는, 출판사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대형 출판사부터 눈에 띄는 작은 출판사까지. 책 뒤, 출판사의 역사와 철학을 알면 책을 더 잘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새 작가들의, 좋은 이야기로 전하는 ‘따뜻한’ 위로


출판사 안온북스는 문학과지성사, 북이십일, 민음사 등에서 경력을 쌓았던 편집자 서효인, 이정미 대표가 2021년 설립한 출판사다. 서 대표는 설립 당시에 대해 “규모가 있는 출판사 아래에서 책을 만들며 얻은 보람과 실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보다 출판사의 규모는 다소 작아졌지만, 그래서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더 세심하고,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어 감사했다.


출판사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안온북스는 독자들 곁에 ‘편안하게’ 머무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안온북스의 문학이 독자의 곁에 안온하게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출판사의 지향점을 설명한 서 대표는 세상에 아직 오지 않은 새로운 문학을 찾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새롭고, 편안하다는 지향점이 “조금 추상적이기는 하다”고 말한 서 대표는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문학과 출판이라는 장르에 명확한 기준을 두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나이와 무관하게 가능성 있는 신인 작가, 젊은 작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다”라고 확고한 기준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안온북스의 책들은 신인 작가들의 신선함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로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중이다.


안온북스가 설립 초기 선보였던 ‘다정소감’은 작가 김혼비가 ‘다정’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다룬 산문들을 모은 책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얻고, 때로는 서로 의지하며 삶을 풍성하게 채우는 과정을 담았다. ‘다정한’ 주인공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받는 것 같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 외에도 서 대표가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문학적 가치가 잘 반영된 책이었다”고 표현한 최진영 작가의 소설집 ‘쓰게 될 것’에는 기후 위기, 전쟁, AI, 여성 서사, 젊은 노인, 빈부 격차, 질병권 등 현재를 사는 우리가 내려놓지 않아야 할 문제들을 담았다. 이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의 공감과 사유를 끌어낸 바 있다.


여기에 “새로운 책을 내고 싶은 우리의 포부가 담긴 책”이라고 표현한 정성은 작가의 ‘궁금한 건 당신’, 전성진 작가의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내용과 디자인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김중혁 작가의 영화 산문집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등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중이다.


내년에는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을 비롯해 정대건 작가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작업 일기’와 정한아 시인으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작업실’ 시리즈도 선보인다.


어려운 출판 시장 속, ‘좋은 책’을 찾고 알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이렇듯 좋은 원고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안온북스만의 단순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적극적인 광고 집행이 없는 이상, 도서 인플루언서나 유명인의 눈에 띄어 책이 소개돼야 하는 상황인데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진 작가의 경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알고리즘에 따라 장르가 편중되고 이미 알려진 책이 더 알려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만든 책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하는 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한 서 대표는 그럼에도 새 시도보다는 원고를 잘 찾는 본질을 지켜나가며 “꾸준히 오랫동안 독자와 만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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