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창출 축, 예대에서 운용·플랫폼으로 이동…비이자 부문 52% 증가
여신·수신은 안정 성장…보증부 대출 확대, NIM 2.56%로 소폭 개선
토스뱅크가 올해 3분기 누적 814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토스뱅크가 올해 3분기 누적 81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작년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예대마진 중심의 전통적 은행 모델과 달리 자산운용·비이자 부문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선진국형 수익 구조와 유사한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토스뱅크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자금운용 이자수익은 전체 이자수익의 약 32%를 차지했다.
여신보다 운용 자산의 비중이 높아진 구조를 반영하는 수치로, 전통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
비이자수익도 1296억원으로 전년 동기(854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WM(목돈굴리기) 연계금액은 누적 20조원을 넘어섰고, 체크카드·PLCC 결제 규모도 42% 늘며 플랫폼 기반 상품 이용량이 꾸준히 확대됐다.
여신·수신 부문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15조4500억원,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14조7000억원, 27조6600억원) 대비 증가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보증부 대출 비중은 36.1%로 전년(22.4%) 대비 확대한 반면,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2.56%로 전년(2.49%)보다 소폭 개선됐다. 주택담보대출 없이도 예대마진이 일정 수준 유지됐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다만 여신 구조가 신용·보증부 대출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장기·저위험성 담보자산이 적은 구조는 업권에서도 꾸준히 관찰되는 리스크 요인이다. 운용 이익 비중이 커지는 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향후 관리 과제로 꼽힌다.
비이자 부문은 확대되고 있으나 수익화 속도는 아직 초기 단계다. 비이자이익은 -334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년(-434억원) 대비 손실 폭은 줄었다.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309.7%로 전년 대비 상승했고, 연체율은 1.07%로 전분기(1.20%)보다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84%, BIS비율은 16.55%로 개선됐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8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수신 증가가 빠르게 이어지며 단기 유동성이 넉넉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토스뱅크의 실적을 “전통 은행 모델 대비 구조적 차이가 나타난 사례”로 해석했다. 여신 증가폭은 제한적이지만 플랫폼 기반 고객 확대와 운용·비이자 부문의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운용 비중이 커진 만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 가능성, 비이자 부문의 수익성 전환 속도 등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문제점은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 은행들은 자산운용과 수수료 비중이 크다. 토스뱅크가 예대마진보다 비이자 수익에 방점을 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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