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분석 자료 결과, 근로소득세 9.3%·사회보험료 4.3%↑
임금(3.3%)보다 높은 상승폭, 필수생계비 물가도 체감 임금 낮춰
ⓒ연합뉴스
최근 5년 동안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필수생계비가 월급 상승 속도를 앞지르면서 근로자의 체감소득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명목 임금은 꾸준히 올랐지만 실수령액 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돼 ‘월급은 그대로인데 부담만 늘었다’는 현장의 체감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연평균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연평균 5.9% 늘어 임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월평균 임금은 352만7000원에서 415만4000원으로 늘었지만 세금과 사회보험료는 44만8000원에서 59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임금 대비 세금·사회보험료 비중은 12.7%에서 14.3%로 확대됐고 근로자의 실수령액 증가율은 연평균 2.9%에 머물렀다.
근로소득세는 최근 5년간 연평균 9.3%나 늘었다. 소득세 과세표준이 물가·임금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기본공제액이 2009년 이후 16년째 동결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23년 일부 구간 조정이 있었지만 전체 세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보험료 역시 연평균 4.3% 증가했다. 고용보험은 연평균 5.8%, 건강보험은 5.1% 상승했고 국민연금도 3.3%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구직급여 지출 증가, 취약계층 의료비 확대 등으로 보험료율이 인상된 영향이며 내년부터는 장기간 동결됐던 국민연금 보험료율까지 단계적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근로자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필수생계비 물가도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며 체감소득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기·가스·식료품·외식 등 필수생계비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상승률은 3.9%로 임금 증가 속도(3.3%)를 웃돌았다. 항목별로는 수도·광열이 6.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식료품·비주류 음료 4.8%, 외식 4.4%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23개 소분류 중 17개 항목의 물가 상승률이 임금 증가 속도를 넘어섰다. 가스, 전기 등 에너지 항목은 임금 대비 두 배 이상 뛰었고 과일, 가공식품, 축산물 등 먹거리 비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경협은 체감소득 회복을 위해 세부담과 생계비 전반의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률에 맞춰 과세표준 구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이 첫 번째 대안으로 제시됐다.
임금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상위 과표 구간이 적용돼 세 부담이 늘어나는 ‘브래킷 크리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도입 시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우리나라 소득세 면세자 비율(33%)을 일본·호주 수준(약 15%)으로 낮추는 조세기반 확대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반복적 구직급여 수급이나 건강보험 과잉진료 등 지출 요인을 관리하고 연금제도의 지출 구조 개편을 통해 보험료율 인상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경협 측은 필수생계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산지-구매자 간 직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낮아 유통비용 절감 효과가 큰 만큼 이를 상시화하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한경협은 “최근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월급 정체’ 현상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세금·보험료·생계비 부담이 동시에 상승한 구조적 문제”라며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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