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 멤버 5인 전원이 소속사 어도어로 복귀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지난 11월 12일 멤버들은 전속계약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소속사로 돌아왔다. 그러나 복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향후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법적인 소속 관계는 회복되었으나, 양측의 신뢰가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강제적 동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도어
이번 복귀는 멤버들과 소속사 간의 극적인 화해보다는 법원 판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월 30일 법원은 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멤버들은 위약금 문제와 계약 이행 의무를 고려해 항소를 포기하고 복귀를 택했다.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을 뿐, 심리적인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멤버들 사이에서도 복귀 방식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멤버 해린과 혜인은 어도어와 사전 면담을 통해 활동 재개 의사를 밝히고 조율 과정을 거쳤다. 반면 민지, 하니, 다니엘 등 3인은 소속사와의 사전 교감 없이 법무법인을 통해 복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당시 어도어 측은 해린과 혜인의 복귀에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으나, 나머지 3인의 통보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 측은 당시 “(3인의 복귀 의사에 대한) 진의를 파악 중”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고, 이 기류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5명 모두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 신분을 회복했으나, 실질적인 ‘완전체 활동’ 발표가 지연되는 것은 이러한 내부 조율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멤버들이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선결 조건’을 내걸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만약 멤버들이 활동 재개의 조건으로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나 특정 스태프의 기용 등 경영권에 간섭하는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면, 어도어 측으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 즉, 현재의 활동 공백이 회사의 의도적인 태업이 아니라, 합의점을 찾지 못한 멤버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서 기인했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내부 사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모든 지연의 책임을 어도어 경영진에게만 묻기는 어렵다.
다만 복귀가 현실화된 이상, 향후 활동에 대한 부담과 책임은 사실상 어도어에 쏠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도어 측은 분쟁이 진행되던 중에도 “멤버들이 복귀할 경우 즉각 가동할 수 있는 장기 플랜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준비되어 있다”고 수차례 자신해 왔다.
따라서 멤버들이 돌아온 현재, 회사는 그들이 공언했던 계획을 지체 없이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렸다. 어도어가 계속해서 활동 지원을 미룬다면, “준비된 계획이 허구였다”거나 “돌아온 멤버들을 고의로 방치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중은 법적 승패를 떠나, 회사가 아티스트를 어떻게 케어하고 매니지먼트하는지를 감시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어도어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은 바로 신규 콘텐츠의 ‘퀄리티’와 ‘타이밍’이다. 뉴진스가 새로운 앨범을 발매할 경우, 이는 민희진 전 대표가 배제된 상태에서 나오는 첫 완전체 결과물이 된다. 대중과 평단은 과거 민 전 대표 체제의 작업물과 현재 어도어의 결과물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성과가 미진하거나 크리에이티브의 질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하이브와 현 어도어 경영진의 제작 역량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이는 곧 “민희진 없이는 뉴진스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
그렇다고 완성도를 핑계로 컴백 시기를 무기한 늦추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활동 공백이 길어질수록 팬덤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소송을 제기했던 멤버들에 대한 보복성 방치”라는 역풍을 맞게 된다. 즉 어도어는 ‘전임자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내놓아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는 셈이다.
현재 어도어는 3인 멤버(민지, 하니, 다니엘)와의 개별 면담을 추진하며 입장 차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한 행정적 복귀를 넘어 실질적인 활동 재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어도어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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