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美친' 알리글로 성장에도…계속되는 GC녹십자 '4분기 징크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2.19 14:21  수정 2025.12.19 14:29

美 진출 알리글로 올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전망

일회성 비용 증가 및 지씨셀 등 자회사 부진에 4분기 적자 예고

내실 강화는 과제…내년 알리글로의 폭발적 성장이 실적 이끌 것

GC녹십자 본사 전경 ⓒ GC녹십자

GC녹십자가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일회성 비용 부담에 4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 안착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전사 매출을 견인하고 있지만, 내실 강화라는 과제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1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혈액제제 부문은 올해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1971년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한 이후 쌓아온 기술력이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는 평가다.


혈액제제란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들어진 의약품을 말한다. 현재 GC녹십자는 연간 130만ℓ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장 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은 알리글로를 비롯해 ‘알부민’ 등 주요 제품을 전 세계 32개국에 수출 중이다.


수치상으로도 혈액제제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22년 4204억원이었던 혈액제제 매출은 지난해 5268억원으로 25% 이상 급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시장을 넓히고 있는 알리글로는 연간 목표치인 1억 달러(약 140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분기 알리글로의 매출 또한 6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혈액제제 매출 확대는 GC녹십자의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알리글로 등) 혈액제제는 국내에서 필수 의약품으로 분류돼 영업이익이 크지는 않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큰 폭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사업부 전체적으로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업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GC녹십자는 올해 4분기 약 15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8년 연속 4분기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매년 1~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다 4분기 적자로 돌아서는 현상은 GC녹십자의 고질적인 ‘징크스’로 꼽힌다.


이러한 징크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백신 사업의 계절적 매출 공백이 꼽힌다. 녹십자의 전통 주력 제품인 독감 백신은 대규모 접종을 앞둔 3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다. 반면 4분기에는 수요가 급감하며 백신 부문의 매출 기여도가 대폭 줄어든다. GC녹십자 전체 매출에서 1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백신 매출이 줄면서 실적을 방어할 동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독감 백신이 기존 4가 제형에서 3가 제형으로 전환되면서 단가가 약 10%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시기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한다. 통상 4분기에는 한 해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와 성과급 지급이 집중되며 일회성 인건비가 일시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연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집행까지 더해지며, 수익은 줄어드는 데 지출은 늘어나는 계절적 특성이 고착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 사업부의 선전이 전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데에는 연결 자회사들의 누적된 손실도 영향을 미친다.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인 지씨셀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검체 검사 수요 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지씨셀의 누적 영업손실은 94억원으로, 모회사의 수익성 지표에 부담을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GC녹십자 내에서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녹십자는 혈액제제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나 일반제제 부문에서는 여전히 수출 대비 내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3681억원 매출을 기록한 일반제제의 수출은 434억원, 내수는 3248억원으로 매출의 88% 가량이 내수에서 확보됐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알리글로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향후 GC녹십자의 성장 전반을 이끌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알리글로의 성장 속도는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나 셀트리온의 짐펜트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며 “GC녹십자가 규모도 크고 침투 여력도 방대한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2%만 차지해도 수천억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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