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5회 우승, MSI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화려한 경력
'옴므' 감독 설득해 완성한 동행…"함께 롤드컵 트로피 들어 올리자 약속"
'카나비' 서진혁이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해 중국 LPL 무대를 호령했던 '정글의 지배자' 카나비(서진혁)가 2025년 11월 한국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타국에서의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그가 선택한 새로운 보금자리는 한화생명e스포츠였다. 익숙한 성공의 길 대신 낯선 환경에서의 도전을 선택한 그의 눈빛에는 설렘과 단단한 각오가 동시에 서려 있었다.
'카나비' 서진혁은 지난 19일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의 여러 팀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았지만, 스스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한화생명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LCK 복귀 배경을 밝혔다.
'카나비' 서진혁이 LPL에서 일궈낸 성과는 독보적이다. 리그 우승 5회, 2023 MSI 우승, 그리고 국가대표로서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정글러로서 오를 수 있는 대부분의 고지를 밟았다. 두 차례의 정규시즌 MVP 수상은 그가 팀을 단순히 받쳐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 판을 짜고 승리를 견인했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누구보다 화려한 길을 걸어온 그에게도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있었다. 바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이다. '카나비' 서진혁은 2025시즌 TES 소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했지만 4강에서 고배를 마신 뒤, 새로운 도전을 위해 LCK에 합류했다.
이번 한화생명 행보에서 주목할 점은 TES에서 함께 호흡한 ‘카나비’ 서진혁과 ‘옴므’ 윤성영 감독의 재회다. 흥미로운 사실은 '카나비' 서진혁이 먼저 팀에 합류한 뒤, 고민 중이던 윤 감독을 설득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카나비' 서진혁은 "제가 먼저 한화생명 합류를 결정했을 때 감독님은 고민 중인 상황이었다"며 "한화생명 측에서도 감독님을 강력히 원했고, 제게 잘 말씀드려 달라고 부탁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에게 아직 우리 둘 다 롤드컵 우승컵이 없으니, 한국에서 함께 힘을 합쳐 꼭 한번 우승해 보자"고 제안하며 윤 감독의 합류를 이끌어냈다.
'카나비' 서진혁이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
한화생명에서 만난 새로운 동료들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특히 롤드컵 4강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구마유시' 이민형에 대해 "민형이는 예전부터 상대 팀으로 만날 때마다 늘 잘한다고 생각했던 선수였다"며 "이제는 같은 팀이 된 만큼, 팀의 큰 힘이 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카나비' 서진혁의 플레이 스타일은 흔히 '변수 창출'과 '공격성'으로 대표된다. 최근 치러진 KeSPA컵에서는 그의 이러한 공격적인 면모가 가감 없이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대에게 '카운터 정글(카정)'을 당하자 끝까지 쫓아가 응징하는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초반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스킬만 다 맞히면 무조건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서서 끝까지 쫓아갔다"며 "처음에 살짝 망설이다 1대1 교환이 된 점은 아쉽지만, 정글러로서 필요한 과감한 판단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카운터 정글(카정)은 단순한 자원 획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는 "카운터 정글은 정글러 입장에서 리스크 대비 리턴이 매우 큰 선택지"라며 "한 번 당하면 멘탈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크지만, 무엇보다 게임 내용상 상대 자원을 빼앗는 행위 자체가 주는 이득이 엄청나다. 이를 정교하게 조절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겪어온 두 리그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분석했다. "국제전에서 느낀 LPL 정글러들은 난전에 강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드는 데 능하다"며 "반면 LCK 정글러들은 시야를 장악하고 오브젝트를 운영하거나 라이너를 케어하는 능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장점을 한화생명의 팀 컬러에 맞춰 잘 융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카나비’ 서진혁은 내년 시즌 목표로 승수 확보를 넘어, 프로로서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시청자들이 대회를 보고 '정말 잘한다'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고, 팀 목표는 내년에 최대한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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