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노조 만드는 현대차그룹…'아틀라스'에 쏠리는 눈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1.08 16:21  수정 2026.01.08 16:22

CES2026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최초 공개

공개 직후 주가 급등…증권가 연이어 목표주가 상향

올해부터 美 조지아 공장 투입…품질+원가절감 '핵심'

현대위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로봇·AI'에 중점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자동차그룹 미디어 데이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무대 위로 걸어 나와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현대차그룹이 '금속'으로 된 노동자가 일하는 공장을 본격적으로 구축한다. 혁신 신기술의 장으로 불리는 미국 'CES(국제 가전·IT박람회)'에서 처음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꺼내들면서다.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마저 올해는 로봇과 AI에 일제히 집중했다.


로봇 공장의 주축이 될 '로봇'에서부터, 엔비디아·구글 등과 협력해 '로봇의 두뇌'가 될 피지컬 AI 까지 핵심 청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앞으로 5년 내 현대차그룹 내 주요 공장을 빠르게 꿰찰 전망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CES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봇을 실제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한 애플리케이션 검증과 안전에 대한 확인이 우선"이라며 "우리 공장 환경에서 먼저 써보며 작업 및 작동 품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뒤, B2B를 거쳐 B2C로 가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CES에서 선보인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현대차, 기아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선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당장 판매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생산 효율성을 먼저 확보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CES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람에 가까울 정도로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틀라스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로봇의 핵심 두뇌 역할을 해줄 '피지컬 AI'를 위한 계획도 구체화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젠슨황 CEO 방한 당시 발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5만장 확보소식에 이어, 이번 CES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다.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와 아틀라스를 결합하겠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틀라스 공개 뿐 아니라 올해 현대차그룹의 CES 키워드도 모두 '로보틱스'와 'AI'에 맞춰졌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직접 개발, 양산해 아틀라스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CES에서 차량 내 기술을 글로벌 완성차 관계자에게 선보이는 것에만 집중해왔던 현대모비스로선 이례적 행보다.


CES 무대에 처음 발을 들인 현대위아 역시 '모빌리티 로봇'을 선보여 주목됐다. 현대위아는 자체 기술로 만든 물류로봇, 주차로봇 등을 산업현장 곳곳에 납품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 계열사 대부분 공장에서도 활약 중이다.


백익진 현대위아 상무는 "2028년까지 물류 시스템 전 과정을 무인화하는 계획을 완료해 현대위아 창원공장에 시범 적용할 것"이라며 "입고부터 출하까지 완전히 무인화된 '다크팩토리'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그룹 임원들과 'DF247'을 주제로 비공개 포럼을 진행하기도 했다. DF247은 현대차가 추진 중인 지능형 자율공장 개념으로, 24시간 7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무인 공장을 뜻한다. 사람 없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의 공장을 전사적으로 구상하는 단계에 돌입했단 의미다.


365일 하루도 안쉬고 자동차 만드는 '로봇 공장' 초기 작업
장재훈 부회장과 이동하는 정의선 회장ⓒ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자동차 하나 없이 '로봇'과 'AI'로 꽉 채운 현대차그룹의 올해 CES 무대는 로봇이 일하는 공장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미 시작됐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15%의 미국 자동차 관세로 지속적인 수익 하락이 불가피해진 만큼,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원가 절감 작업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단 평가다.


아틀라스는 올 상반기 중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글로벌 생산거점에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아틀라스의 검증이 끝나면 향후엔 현대차 울산 EV 공장 또는 기아 광명 EVO 플랜트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빠른 시간안에 효과를 보긴 어렵지만, 향후 생산성이 증대되고 안정성이 확보되면 현대차그룹이 생산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람이 하는 작업을 대부분 대체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인건비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틀라스는 부품을 분류하는 것부터 시작해, 2030년엔 부품을 직접 조립하는 수준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매년 이어지는 노사갈등의 해결책도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LS증권은 이날 현대차의 목표 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하고 "아틀라스 배치가 진행될수록 레거시 완성차 업체를 벗어나 피지컬 AI 기업으로 탈바꿈이 점차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증가와 로봇 사업 가치가 반영되며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자동차·부품 기업이 지금까지 쌓아온 기계 와 이동성 기술에 대한 이해와 생산 능력, 이미 구축돼있는 생산시설·밸류체인 등을 활용해 로봇 산업에서의 기회 요인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며 "로봇이라고 하는 대규모 성장 산업의 부상과 이에 따른 기회는 기존 레거시로 인식되던 자동차 산업의 자산을 재평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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