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경쟁…"범정부 G2G 패키지로 승부해야"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1.12 14:18  수정 2026.01.12 16:14

60조 규모 CPSP 사업 놓고 독일과 경합

김병주 의원 “민·관·군 원팀 대응해야”

“절충교역·산업협력·에너지 연계 관건”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둘러싼 수주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 산업계가 손을 맞잡은 ‘코리아 원팀’ 구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핵심 경쟁 포인트로 ‘절충교역’의 수행력을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 방위산업특별위원회는 12일 국회에서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를 열고 국가 차원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앞두고 경쟁국인 독일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국방·방산 전문가들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협력 패키지 전략과 절충교역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입찰 경쟁 중인 독일에 비해 차별화된 G2G 협력 패키지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충교역이란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구매국에 기술이전, 부품 수출, 현지 투자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국제 무역 방식이다.


최근 공개된 캐나다 잠수함 사업 평가 항목 중 플랫폼 성능 평가 비중은 20%인데 ▲유지·정비(MRO) 및 군수지원이 50% ▲산업기술혜택(ITB)과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적 혜택이 입찰 점수의 15%를 차지하는 등 산업·경제적 기여도가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원팀이 CPSP 사업의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방산담당관)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의 성패는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캐나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캐나다산 구매(Buy Canadian)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 협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제시했다. 독일은 캐나다와 방산 협력을 추진하면서 에너지·핵심 광물·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연계한 범정부 G2G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며 캐나다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이러한 독일의 접근이 캐나다 방산 조달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또 “캐나다가 요구하는 핵심 광물 협력에서도 단순히 광물 구매를 넘어 제련-단조-주조 공장 설립을 포함하는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고 캐나다에 매장돼 있는 니켈, 리튬, 구리, 코발트,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캐나다 정부의 핵심 광물 주권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우주 협력도 제안했다. 한국-캐나다의 ‘저궤도 통신 협력 패키지’를 통해 한국은 국가·산업용으로 캐나다 텔레샛의 라이트스피드 네트워크를 조기 도입하고 캐나다와 공동 활용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공급망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우주 발사장을 한국 민간 발사체의 북미 전초기지로 확보하고 양국 간 우주 산업 공급망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북극과 우주까지 확장되는 동맹관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우리 정부는 G2G 산업협력 방안을 과감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도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단순 방산 계약이 아닌 국가 전략 파트너십에 기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 성능 격차가 미미한 만큼 캐나다가 중시하는 장기적·포괄적 파트너십 차원에서 한국의 국가 역량 패키지를 통해 더 강력한 산업적·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의 수출 절충교역 지원체계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수출 절충교역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안보실 주관 TF 등 컨트롤타워를 운영해 부처 간 협력 활성화 및 지원기관의 업무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방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병주 의원은 세미나 환영사에서 “정부와 국회 역시 외교-안보, 산업-통상, 금융-보증, 기술-보안이 하나의 작전처럼 묶여 원팀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며 “목표 설정과 역할 분담, 의사결정 속도, 현장 지원까지 전 과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도 축사에서 “캐나다 잠수함사업은 캐나다 해군의 중장기 전력 재편과 인도-태평양 및 북극권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라며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아래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국회-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할 결정적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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