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향하는 대기업 투자…李 '지역 균형 성장' 기조와 보폭?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1.14 11:50  수정 2026.01.14 14:13

정부 정책 공감대 속 지방 투자 가속…수십조원 몰려

투자 발표 이어질듯…기회·리스크 상존한다는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주요 그룹이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발맞춰 지방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그룹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투자 공백을 우려하며 '국내 투자 확대'를 주문한 이후 이같은 기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은 이재명 정부의 지역 균형 성장 정책 기조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수도권 외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간 합동회의'에서 국내 투자 확대 계획을 논의한 결과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은 향후 5년간 국내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그룹은 125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SK그룹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포함한 대규모 국내 투자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재계의 결정은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19조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 '패키지&테스트(P&T) 7'을 충북 청주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정을 거친 반도체 칩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패키징·테스트 공장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지역 균형 성장 정책 취지에 공감하는 동시에, 공급망 효율성과 중장기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의 LG이노텍 역시 전날 광주광역시와 공장 증축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카메라 모듈 등 핵심 사업의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9월 경남 창원에 냉난방공조(HVAC)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독일 공조회사 플랙트그룹 인수 이후 첫 국내 생산라인을 전남 광주에 구축하기로 했고, 삼성SDS는 전남 해남과 경북 구미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투입을 위한 각 지역 생산 거점 라인 고도화 및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서남권 PEM 수전해 플랜트 구축 등으로 지역 균형발전 계획을 세웠다.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 역시 향후 5년간 각각 약 11조원, 15조원의 국내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각 그룹이 정부와 발을 맞춰 활발한 국내 투자를 이어가며 지역 활성화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방 투자에는 기업이 일정 부분의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급 연구개발(R&D) 인력과 글로벌 사업을 이끌 핵심 인재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다, 협력사와 연구기관, 전문 서비스가 밀집한 산업 생태계 역시 지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나 지자체장 변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기업 입장에서는 변수로 꼽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 균형 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전략이 맞물리는 건 국가 경제 발전 차원에서는 의미가 크다"면서도 "다만 첨단 산업일수록 인력 수급이 어렵고, 정권 변화에 따른 정책적 연속성의 부족함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교수는 "충청권이 마지노선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다양한 지역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에 정부와 기업이 한번 더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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