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강조
저축은행, 당국 문제 인식 공감하지만…여력·건전성 부담 호소
"정책 환경·건전성 부담 공존 속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어려워"
무리한 대출 확대시 부작용 우려도…"건전성 훼손·대출 위축"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이 2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이익이 서울권에 쏠리며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됐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확대를 주문하면서 업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고금리 구조를 문제 삼은 당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는 대출 여력과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제약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열고 금융권 전반에 포용금융 확대를 요구했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가 신용위험 대비 과도하게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리 부담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신용자 구간부터 저축은행·여전사 금리가 급격히 뛰는 금리 단층 현상이 확인된다"며 "이를 해소하고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을 회복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저신용자 접근성이 높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공급 확대 필요성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나이스·KCB·신용정보원 데이터를 결합해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기준 고신용자가 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5%다. 그러나 하위 21~50%의 중신용자의 경우 금리는 14.65%로 급등한다. 신용 평점 하위 20% 저신용자의 경우 15.65%까지 치솟는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같은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 금리와 비교해 많게는 7%포인트(p), 적게는 5%p의 금리 격차가 나타난 것이다. 당국은 이러한 금리 격차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는 당국의 문제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입장이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달 구조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조달금리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본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동일한 금리 수준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대출이 제한되고 주택담보대출도 취급하지 않다보니 중저신용자 대출 대상은 자영업자 혹은 초저신용자 등 취약 차주로 한정된다"며 "정책 환경과 건전성 관리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차주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볼륨을 키우려 해도 정책적 제약이 있고, 금리 역시 차주의 신용원가가 높아 쉽게 낮출 수 없는 구조"라며 "조달 비용과 리스크를 감안하면 금리가 5~6%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무리한 대출 금리 인하가 오히려 중저신용자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경우,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 업권별 조달 구조와 리스크 차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 건전성 훼손과 대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개인 예금 중심의 고비용 조달 구조를 갖고 있고, 부동산 PF나 저신용자 대출 등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아 구조적으로 리스크가 크다"며 "조달금리가 높고 연체율 관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동일한 수준의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경우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용금융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연체율 상승과 대손충당금 부담 확대로 업권 전반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제2금융권 전반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고신용자에게 금리 인상이 전가되는 왜곡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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