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바다’에 쳐지는 관리 울타리…공해 질서 재편 시작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1.15 11:00  수정 2026.01.15 11:00

BBNJ 협정 17일 공식 발효

원양·해운 산업 영향 예고

정부 민관 협력 대응 가동

지난해 2월 2일 대형선망 17개 선단의 어선들이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조업을 위해 일제히 출항하고 있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전 세계 바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별도의 관리 규범이 없던 ‘법적 무풍지대’ 공해에 새로운 국제 질서가 들어선다.


해양수산부는 공해와 심해저 등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해역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공해 해양생물다양성 협정(BBNJ 협정)’이 오는 17일부터 정식 발효된다고 15일 밝혔다. 2004년 유엔 총회 결의를 기점으로 약 20년에 걸친 긴 논의와 비공식 작업반 회의를 거쳐 맺어진 국제적 결실이다.


BBNJ는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른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에 대한 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정의 조속한 확립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여 왔다. 2023년 10월 협정문에 서명한 뒤, 2025년 3월 동아시아 국가 중 최초이자 전 세계 21번째로 비준을 마쳤다.


아울러 지난해 4월 부산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를 통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해 왔다. 주요 원양 어업국인 중국과 일본도 협정 발효 직전인 지난달 비준을 완료하며 현재까지 총 81개국이 이 협정에 동참했다.


이번 BBNJ 협정의 발효는 단순히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바다를 무대로 하는 산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협정은 실효성 있는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공해 해양보호구역 등 구역기반 관리 수단 설정과 해양환경영향평가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또 해양유전자원 및 그 디지털 서열정보(DSI)에 대한 이익 공유 체계도 마련했다. 이는 그동안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던 공해 자원을 인류 공동의 가치로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조치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산업계의 전략 수립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양어업의 조업 구역 제한 가능성, 해운업의 환경 규제 강화, 해양바이오 자원 활용 시 발생하는 이익 공유 의무 등은 우리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변수들이다.


세부적인 이행 규정과 방안은 앞으로 개최될 당사자총회 등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와 민간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세부 규정 논의에 참여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원양어업, 해운업, 해양바이오 등 관련 산업계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소통을 시작했다.


정부는 차질 없는 협정 이행을 위해 국내 이행법률을 마련하는 한편, 공해 해양생태계 조사 전문성을 갖춘 전담 기관을 지정해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협정 보조기구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국제 해양 규범 확립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서정호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그간 별도의 관리 규범이 없던 공해, 심해저에 새로운 질서가 확립된 만큼, 해양생물다양성 보호가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는 2028년에 제4차 유엔해양총회를 개최하는 국제 해양 협력 선도국으로서, 앞으로도 국제 해양 규범의 확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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