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교역·고환율 겹친 2026 농정 여건…원가 부담 장기화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1.16 11:01  수정 2026.01.16 11:02

세계 성장률 3.1%…상품무역 0.5%로 둔화 전망

내수 1.8%에도 투입재 부담…기후·고령화 위기 지속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농업 현장의 구조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농촌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챗GPT

내수 회복 신호가 이어지더라도 2026년 농업·농촌은 ‘저성장·저교역’ 대외 환경과 고환율발 비용 부담이 겹치며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생산 리스크가 커지고 농촌 고령화·인구 감소가 구조적 취약성을 키우는 가운데 소득·재해 안전망을 두껍게 하고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6년 10대 농정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농경연은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회복의 동력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인용해 2026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1%로 잡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전망을 근거로 2026년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은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관세 인상 조치가 누적되는 흐름이 교역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국내 경제는 내수 중심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예상하면서도 수출의 힘은 약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2026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실질금리 하락과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배경으로 1.6% 증가, 설비투자는 2.0%, 건설투자는 2.2% 증가를 예상했다.


반면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과 중국 성장 둔화 영향 등을 반영해 1.3% 수준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는 2.0% 수준을, 취업자 수는 15만명 증가를 전망했다.


농업 현장에서는 ‘원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026년 국제 원유·곡물 가격이 2025년보다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원 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착화되는 흐름이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비료·사료·원유 등 투입재의 수입 가격이 흔들릴 뿐 아니라 식품 재료와 외식업 전반의 비용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취지다. 식품 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물가 안정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는 생산 기반을 뒤흔드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함께 폭염·집중호우 등 극한 기후 발생 빈도가 늘면 수확량 감소 같은 직접 피해가 나타날 수 있고, 농업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


농촌 인구 구조 변화도 부담이다.


향후 10년간 총인구가 연평균 0.16%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면 농촌 소멸 흐름이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농가 65세 이상 비중이 55.8%까지 높아질 수 있다.


대응 방향은 ‘안정망 강화’와 ‘전환 촉진’으로 모아진다.


보고서는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수입안정보험, 농작물재해보험, 재해대책을 확대하고 공익직불제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농촌 주민의 기본 생활 보장 측면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도 과제로 올렸다. 고령화와 경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농장 확산을 지원하고, 청년농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공공임대 농지 확보를 확대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기술 전환은 ‘돌파구’로 다뤄졌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활용을 넓혀 스마트농업을 확산하면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봤다. 농식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흐름 속에서 스마트팜과 농업 관련 산업, 동물용의약품 등 전략 분야 수출이 함께 커지면 K-Food 수출 증가로 연결될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농경연 측은 보고서를 통해 “2026년은 내수 회복 국면에서도 고환율이 원가 부담을 키우고, 저교역 환경이 수출 여건을 제약할 가능성이 큰 해로 예상된다”며 “기후 리스크와 농촌 고령화는 단기 변수라기보다 구조적 위험으로, 소득·재해 안전망과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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