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일정 변경 여부를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청문회장에는 후보자 없이 공방만 이어졌다.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청문회 개시 자체를 두고 강하게 맞섰다. 여당은 이미 여야 합의와 의결을 거쳐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열기로 한 만큼 후보자를 출석시켜 공개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료 제출이 미흡하더라도 청문회를 열어 질의와 추가 요구를 병행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는 논리다. 과거 여러 인사청문회에서도 자료가 100% 제출된 사례는 없었으며, 그럼에도 청문회는 진행돼 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상황이 다르다고 맞섰다. 후보자 측이 요구된 자료의 상당 부분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고 제출된 자료 역시 핵심 쟁점을 비켜 간 부실한 내용이라는 주장이다.
자녀 증여세 납부 내역, 고액 부동산 취득 자금 출처, 가족 간 금융거래, 부정 청약 의혹 등 주요 사안에 대해 검증이 가능한 자료가 거의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야당은 이런 상태에서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절차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공방은 곧바로 절차 논쟁으로 번졌다. 여당은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청문회 자체를 열지 않은 전례가 있느냐”며 야당의 태도를 문제 삼았고 야당은 “자료 제출이 성실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이미 합의에 포함돼 있었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격화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혜훈 후보자와 관련해 제기된 부정 청약, 편법 증여, 자녀 채용·유학 의혹, 보좌진 갑질 논란 등을 열거하며 “이 정도 의혹이면 청문회장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먼저 사실관계를 규명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핵심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금융자료와 계약서 원본이 제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지금 상태로는 질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의혹의 진위는 청문회장에서 후보자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들어야 한다”며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는 태도야말로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 보도로 제기된 의혹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인사청문회인 만큼 후보자 출석 없는 공방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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