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구 보증금제’ 시행 만 2년
지자체 예산 집행률 12.4% 그쳐
어구 수명 3년, 수거 시점 안 된 측면도
“인센티브로 제도 참여율 제고”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해양수산부가 예산 집행률 12.4%에 그치는 ‘어구 보증금 제도’를 올해부터 확대 시행하기로 하면서 정책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기존 사업의 참여율이 저조한 상태에서 대상을 확대한다고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해수부는 지난 2024년 1월부터 해양 쓰레기 발생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폐어구를 줄이기 위해 ‘어구 보증금제’를 진행해 왔다.
어구 보증금제는 어민들이 어구(통발 등)를 구매할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 어구를 다 사용(폐어구)하고 나서 지정 장소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게 된다.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한 어구 보증금제는 해양 쓰레기 절반을 차지하는 폐어구의 자발적인 회수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도 시행 당시는 폐기·유실이 많은 통발 어구(장어 통발 제외)만 대상으로 했다. 올해부터는 자망 어구와 양식장 부표, 장어통발까지 확대 시행한다.
보증금은 스프링 통발 1000원, 원형·반구형 통발 2000원, 사각·붉은대게 통발 3000원이다. 올해부터 적용하는 자망은 한 폭에 2000원, 양식장 부표는 최소 300원에서 최대 3만원, 장어통발은 본체가 개당 300원, 깔때기는 100개당 3000원이다.
해수부는 보증 금액을 “어업 경영상 부담을 고려 반환을 포기하지 않을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했다.
사업은 한국수산자원공단(이하 공단)에서 위탁받아 시행 중이다. 공단 어구보증금관리센터는 최근 “지난 2년 동안 어구·부표 보증금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어업인 참여 확대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며 “그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폐어구 40만 개 이상을 회수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공단 자체 평가와 달리 수치상으로 보는 지난 2년간 제도 시행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당시 해양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어구 보증금제 실제 집행(회수율)률이 12.4%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사업 첫해인 2024년 지자체 보조사업비 19억9800만원 중에서 2억4700만원을 집행했다.
이원택 의원은 “미국 하와이에서는 미끼를 담았던 상자와 생활 쓰레기 등 선내 폐기물이 없으면 최대 5만 달러의 벌금을 매긴다”며 “해양 쓰레기 집하장 수와 처리 예산을 대폭 늘리고 교육 등을 통해 어민들의 마음만 바꿔도 바다는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질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이 폐어구를 수거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
어구 보증금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구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 생산업체에서 보증금 액수만큼 깎아주기도 하는 만큼 금전적 차원에서 유인책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구 보증금제는) 보증금 외에 별도 인센티브가 없어 어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며 “조업 중 어구가 유실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부분 유실 시 손실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집행률이 떨어지는) 첫 번째는 아직 폐어구 수거되는 시점이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공단에 따르면 통발의 수명은 평균 3년 정도다. 제도를 시행한 지 만 2년 정도 지난 만큼 아직 폐어구로 수거할 시점이 안 됐다는 뜻이다.
더불어 수거 주체(지자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 등 다른 방식으로 폐어구를 수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굳이 ‘반납’하는 방식의 어구 보증금제를 이용하는 경우는 소수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서 해양폐기물 수거나, 조업 중 수거 등 통발을 회수할 수 있는 다른 여러 사업이 있다 보니 (어구) 보증금 제도로 반납하는 어민들은 일부인 것 같다”며 “현재까지는 폐어구 수거를 어구 보증금제도로 일원화하지 못해 집행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수율 자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공단 측은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회수 촉진 포인트’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수 촉진 포인트는 어구 보증금 외에 추가로 현금성 포인트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스프링 통발 경우 보증금 1000원 외 700원을, 원형반구형 통발은 보증금 2000원 외 1000원의 회수 촉진 포인트를 지급한다. 사각·붉은대게 통발은 최대 1400원의 포인트를 추가 지급해 어구 회수를 독려한다.
공단 관계자는 “올해 제도를 확대 시행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이 있는데 어업인 한분 한분 찾아 설명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회수 편의성을 키우기 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어업인들이 현장에서 쉽게 반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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