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아닌 관광객으로…BTS가 주도하는 ‘케이팝 도시 마케팅’ [D:이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2.08 12:23  수정 2026.02.08 12:23

3월 20일 ‘더 시티 서울’ 개최...서울 전역을 대규모 문화 무대로

컴백 당일 숭례문·서울타워 등 주요 랜드마크서 미디어 파사드 진행

새로운 방식의 팬 경험 확장...서울 시작으로 글로벌 도시서 전개

방탄소년단(BTS)이 3월 20일 컴백과 함께 서울 전역을 거대한 문화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단순한 공연 개최를 넘어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처럼 활용하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공연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도시 전체로 확장될 때, ‘관객’이 어떻게 ‘관광객’으로 전환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지 보여주는 실험대다.


ⓒ빅히트뮤직

빅히트 뮤직은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BTS THE CITY ARIRANG SEOUL)을 진행한다. 이는 정규 5집 ‘아리랑’ 발매와 광화문 컴백 라이브를 잇는 대형 프로젝트다. 핵심은 음악과 도시 경관, 그리고 미디어 기술의 결합이다. 앨범 발매 당일인 20일, 숭례문과 서울타워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는 미디어 파사드로 장식된다. 숭례문이라는 전통 문화유산에 현대적인 미디어 표현을 입혀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3월 22일까지 음악을 매개로 한 체험형 라운지가 조성되며 , 4월 중에는 서울 도심의 돌담과 계단, 가로수 등이 방탄소년단의 가사를 활용한 미디어 연출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는 도시 곳곳에 즐길 거리를 배치해 팬들에게 확장된 경험을 제공하는 ‘도시형 플레이 파크’ 개념이다. 빅히트 뮤직은 서울시와 협업해 F&B(식음료),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십 행사도 마련했다.


‘더 시티’ 프로젝트는 케이팝(K-POP) 산업이 티켓 매출 중심의 1차원적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경제 전반으로 부가가치를 확산시키는 ‘도시 마케팅’ 모델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2022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10월 부산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 효과를 입증했다.


이 모델의 핵심은 ‘확장된 팬 경험’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도시를 찾은 팬들은 공연장 밖에서도 도시 곳곳에 마련된 쇼핑, 식음료, 숙박, 즐길 거리를 소비한다. 즉, 공연 관람이 주목적인 ‘관객’이 도시에 체류하며 지갑을 여는 ‘목적형 관광객’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라스베이거스 사례 당시 수십만 명의 팬들이 도시에 체류하며 일으킨 경제적 효과는 수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서울 행사 역시 서울이라는 브랜드와 방탄소년단이라는 강력한 IP가 결합하여 도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상업적 이익을 넘어 문화적 가치 재조명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 명인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에서 알 수 있듯,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과 예술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숭례문 미디어 파사드 등은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각인시키는 문화 외교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엔터테인먼트와 결합한 도시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시사함과 동시에,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매력적인 콘텐츠 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할 도시의 기초 체력, 즉 ‘인프라’가 갖춰져야만 낙수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국내 현실을 비추어볼 때, 수만 명 이상의 글로벌 팬덤이 일시에 유입되어 먹고, 자고, 즐기는 이른바 ‘체류형 도시 마케팅’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서울과 부산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큰 장벽은 단연 ‘숙박’이다. 관광객을 단순 방문자가 아닌 소비 주체로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다양한 숙박 옵션을 대규모로 공급할 능력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대규모 인원의 이동을 감당할 교통 인프라까지 고려하면, 수도권과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수행이 불가능한 모델이다.


결국 방탄소년단의 이번 프로젝트는 성공적인 도시 마케팅을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함을 방증한다. 사실상 ‘더 시티’와 같은 메가 이벤트의 낙수효과를 지방 도시들도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숙박 인프라 확충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번 서울 행사는 케이팝이 도시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임을 증명하는 무대이자, 미래 관광 산업의 필수 조건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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