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포드·기아 등 중국서 수출 박차
BYD등 현지업체 경쟁력 커지며 점유율 급락
중국 공장서 생산 후 글로벌 각지 수출
폭스바겐 로고 ⓒAFP=연합뉴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자, 중국 공장을 수출 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 따라 중국내 현지 브랜드가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설 자리를 잃은 데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CEO는 최근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동과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개발 및 생산하는 신모델을 아프리카, 남미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 내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 내에서 판매하던 기존 전략을 철회하고, 중국을 '수출기지'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2024년 BYD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판매량이 급속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점차 하락해 2024년 15%, 작년엔 10%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지리 자동차에 2위 자리를 내주며 시장 순위도 3위까지 내려앉았다.
포드 역시도 중국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포드는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동남아, 중동, 남미로 수출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17만대의 차량을 중국에서 수출했다. 최근에는 수출 덕에 중국에서 9분기 연속 이익을 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아 역시 중국을 수출기지로 완전히 전환하면서 돌파구를 찾은 상태다. 현지 파트너사인 위에다와 합작 법인으로 운영 중인 기아는 2018년부터 중국에서 차량을 수출 중이며, 2023년부터는 수출량이 중국 현지 판매를 넘어섰다. 현재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국 외 90여 개국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을 효자 시장으로 두고 있던 GM 역시 현지 법인의 수출량을 점차 늘려잡고 있다. GM은 중국 현지 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해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데, SAIC-GM-우링(SGMW) 합작사의 수출량은 2023년 21만여대에서 작년 기준 26만대까지 늘었다. 특히 전기차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된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와 달라진 중국 현지업체들의 위상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을 등에 업고 BYD, 지리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내수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늦었던 전통 업체들의 경쟁력은 빠르게 뒤쳐졌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현지 업체와 경쟁하기보다 수출을 택한 건 경제적 이점도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낮은 생산 비용과 로컬 기업들로부터 배운 고효율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전기차로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가격의 격차가 좁힐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 EU 등 중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장벽을 세운 국가를 제외하고, 신흥국 수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으로 활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