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평준화 끝... 삼성이 2년 만에 내놓은 로청 승부수는 '신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2.11 12:51  수정 2026.02.11 12:51

2년 만에 신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신제품 공개

보안·설치·AS 전면에 내세운 삼성, 중국발 스펙 경쟁과 선 긋기

흡입력 이후의 싸움… 로봇청소기, '성능'에 '신뢰' 더한 경쟁력

200만원대 가격, "잘 만드는 것 넘어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

2026년형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임채현 기자

중국 브랜드의 약진으로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쟁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흡입력, 주행 성능, 맵핑 정확도 같은 하드웨어 스펙은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약 2년 만에 내놓은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신제품이 내놓은 해법은 '안심과 신뢰'다.


보안은 '강조점'이 아니라 필수 조건

11일 삼성전자는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신형을 공개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위생·청소·주행·보안까지 모든 면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중심으로 제품을 설계했다. 기술 스펙보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것은 흡입력 수치나 센서 개수보다도 '안심'이었다.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자율 주행하며 카메라로 공간과 사물을 인식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는 보안과 관리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로봇청소기를 단순 가전이 아닌 신뢰를 전제로 한 홈 기기로 재정의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비스포크 AI 스팀’에는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가 적용돼, 비밀번호·인증 정보·암호화 키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보관한다. 로봇청소기로 촬영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는 종단 간 암호화(E2EE) 방식으로 보호돼 서버 해킹이나 계정 탈취 상황에서도 정보 유출을 차단한다.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고 위협을 감지·차단하는 구조다. 카메라가 달린 가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단순 설명이 아닌, 하드웨어 보안칩·암호화·외부 인증으로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번 제품은 글로벌 인증기관의 IoT 보안 평가와 국내 IoT 보안 인증에서 최고 수준 등급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임성택 부사장이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의 출시를 알리고 있다.ⓒ삼성전
설치·관리·AS까지 "모든 걸 책임진다"

이번 신제품의 또 다른 축은 서비스 구조다. 행사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은 제품 성능 설명이 아니라 구매 이후의 과정이었다. 자동 급·배수 모델을 중심으로 설치 환경 진단, 가구장 리폼, 설치,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삼성전자 체계 안에서 제공하겠다는 점이 강조됐다. 주문 한 번으로 설치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구조와, 리폼한 가구장을 원상 복구할 수 있는 서비스는 로봇청소기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영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제조·설치·AS 주체가 분절돼 책임 공방이 잦았던 기존 시장 구조와 선을 긋겠다는 의도다. 김정호 삼성전자 로지텍 국내물류팀장은 현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순간부터 설치, 관리, 수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고민해왔다. 소비자 주거 환경에 맞춘 안심 설치와 구매 부담을 낮추는 방식, 고장 시 빠르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AS망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단위 서비스망과 로봇청소기 전담 인력, 원격 진단과 '보이는 상담'은 성능이 아니라 책임 구조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중국 브랜드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오프라인 경쟁력이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흡입력ⓒ삼성전자
청소기에서 '홈 컴패니언'으로

아울러 눈에 띄는 변화는 로봇청소기의 역할 확장이다. '홈 모니터링'과 '안심 패트롤'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외출 중에도 집 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일정 기간 가전 사용이 감지되지 않으면 가족에게 알림을 보내 원격 돌봄이 가능하다. 부모의 생활 패턴 변화나 이상 징후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용도다. 빅스비 기반의 자연어 대화도 가능하다. 정해진 명령어를 외워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 형태로 청소 시작 시점이나 방식 등을 지시할 수 있도록 고도화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물론 기본 성능도 함께 끌어올렸다. 울트라·플러스 모델은 기존 대비 최대 2배 강화된 흡입력과 100℃ 스팀 살균, 문턱 주행 성능 개선, 투명 액체 인식 등 최신 기능을 적용했다. 다만 이들 스펙은 사실상 '차별화의 핵심'이라기보다 '안심을 뒷받침하는 기본기'에 가깝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가격은 자동 급·배수 모델 기준 200만원 선으로 적지 않다.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자동 급배수 모델은 204만 원, 일반 프리스탠딩 모델은 186만 원, ▲'비스포크 AI 스팀 플러스'의 자동 급배수 모델은 194만 원, 프리스탠딩 모델은 176만 원, ▲'비스포크 AI 스팀 일반형'의 자동 급배수 모델은 159만 원, 프리스탠딩 모델은 141만 원이다.


삼성은 이에 대해 구독 서비스와 사후 케어 프로그램을 함께 제시하며, 초기 부담과 유지 비용에 대한 우려를 낮추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이번 신제품은 로봇청소기가 갖추어야 할 핵심 기능에 강력한 보안을 더해 고객 불안을 해소하는 K-로봇청소기"라며 "믿고 맡길 수 있는 삼성만의 안심 서비스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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