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미스에도 웃는 유한양행…올해도 렉라자 효과 '톡톡'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2.12 14:04  수정 2026.02.12 14:29

시장 기대치 하회하는 실적에도 장기 전망은 '맑음'

데이터 서프라이즈 및 리브리반트 SC 美 승인 호재

뉴코 모델 도입으로 신약 개발 리스크 낮추고 효율 ↑

유한양행 본사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2년 연속 연 매출 2조원 돌파와 함께 영업이익도 동시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으나, 글로벌 신약 ‘렉라자’를 앞세운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 매출 2조1866억원, 영업이익 10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90.2% 증가했으나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2조4277억원, 영업이익 1774억원엔 미치지 못했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주된 원인은 유럽 시장에서의 렉라자 병용요법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약 3000만 달러(약 430억원) 유입이 올해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약 4500만 달러(약 648억원)는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렉라자 로열티 수익으로 인한 영업이익률 상승이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영업이익률은 4.8%로 2024년(2.7%) 대비 2.1%p나 상승했다. 일회성 수익인 마일스톤과 달리 로열티는 렉라자 판매에 따라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고부가가치 수익원으로, 지난해 유한양행이 수령한 렉라자 로열티는 약 1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1101억원)의 약 9%에 해당하는 규모다.


렉라자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데이터가 아직 도출되지 않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상 임상 데이터 발표 지연은 업계에서 악재로 읽히지만 렉라자의 경우 ‘mOS 미도달’이 호재로 해석된다. 이는 임상 참여 환자들이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면서 통계적 수치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 mOS는 36.7개월,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요법 mOS는 47.5개월이다. 만약 올해 상반기에도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mOS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는 경쟁 약물의 기록을 상회하는 ‘데이터 서프라이즈’를 시사한다. 발표 시점이 늦어질수록 시장에서는 렉라자의 효능이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는 확신이 강화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mOS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단순한 절차상의 지연과 아직 중앙값이 나오지 않아 임상이 지속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며 “렉라자 병용요법은 후자에 해당하며, 이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길다는 뜻으로 타 약물 대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개편에 따른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 시행 예정인 약가 인하 정책은 유한양행의 전통적 매출원인 복제약 수익성에 위협이 될 수 있으나, 유한양행은 이를 고부가가치 신약 중심 구조로 돌파하고 있다.


특히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은 글로벌 처방량을 늘릴 기폭제로 꼽힌다. 리브리반트 SC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 제네릭 약가 하락분을 글로벌 로열티 수익이 일정 부분 상쇄할 전망이다.


경영 전략 측면에서는 ‘뉴코’ 모델의 도입이 유한양행의 R&D 효율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특정 파이프라인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뉴코 모델은 대규모 임상 비용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유한양행이 단순한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텍의 운영 방식을 차용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알레르기 및 지방간 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에 해당 모델이 적용되면 R&D 비용 지출 구조가 안정화되며 영업이익률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2026년 1월 R&D day에서 뉴코 모델 도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며 “화이자에 인수된 멧세라가 가장 성공적인 뉴코 모델 예시로, 유한양행도 뉴코 모델 도입을 통해 R&D 비용 부담 경감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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