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애경산업 인수 재협상 현실화…가격·일정 모두 조정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6.02.19 21:49  수정 2026.02.19 21:50

치약 리콜 사태로 단기 실적·브랜드 가치 부담 확대

거래 종결도 한 달 연기…M&A ‘재협상’ 현실화

태광산업 CIⓒ태광산업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인수 가격을 낮추고 거래 종결일을 연기했다. 치약 리콜 사태가 촉발한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가 결국 인수 조건 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은 19일 공시를 통해 애경산업 발행주식 833만6288주(지분 31.56%)를 2238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취득 금액 2350억원보다 약 4.8% 낮아진 수준이다. 취득 예정일도 당초 2월 19일에서 3월 26일로 한 달가량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조정이 최근 발생한 ‘2080’ 치약 리콜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애경산업은 중국산 2080 치약 제품에서 사용 금지 성분이 검출되면서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한 바 있다. 리콜 규모 자체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소비재 기업 특성상 브랜드 신뢰도 훼손 가능성이 기업가치에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실사 과정에서 확인된 리스크나 업황 변화가 가격 조정의 근거로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거래 역시 리콜 사태 이후 실사와 협의 과정에서 태광 측이 브랜드 가치 하락 가능성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반영해 재협상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뷰티·생활용품 업황이 수출 변동성과 내수 둔화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리콜 비용과 마케팅 보완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단기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밸류에이션 산정의 전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기업의 경우 브랜드 리스크는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조정을 요구할 충분한 사유가 된다”며 “이번 사례는 M&A 시장에서 ‘리스크 반영형 재협상’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 측은 중장기 사업다각화 전략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섬유·석유화학·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가격 인하와 일정 조정은 리스크를 반영한 조정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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