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전기차 시대 맞아 '에디션 레전드' 다시 불렀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2.26 15:47  수정 2026.02.26 15:47

'미니 찐팬' 폴스미스와 전기차 첫 협업

1998년 클래식 미니 에디션부터 시작된 인연

양산차 기준 1998년 협업 이후 28년 만

디 올-일렉트릭 MINI 폴 스미스 에디션ⓒ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미니가 전기차 전환의 분기점에서 다시 한 번 ‘폴 스미스’ 카드를 꺼냈다. 고객 판매용 차량으로는 1998년 클래식 미니 폴 스미스 에디션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1998년 협업 모델이 브랜드의 아이코닉함을 정립했다면, 이번엔 전동화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정체성을 견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MINI(미니)코리아는 26일 서울 용산구 모드127에서 ‘디 올 일렉트릭 미니 폴 스미스 에디션’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모델을 기반으로 협업한 한정판 모델이다.


이번 폴 스미스 에디션은 지난 1월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한 이후 약 한 달만에 100대의 한정 물량이 전부 마감됐다. 이에 미니코리아는 300대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으며, 이날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정수원 미니코리아 총괄 본부장은 "이번 폴스미스 에디션은 1월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전량 매진됐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에 추가 물량 오더를 결정했으며, 하반기에는 내연기관 에디션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8년 1800대 한정 생산된 클래식 미니 폴스미스 에디션 ⓒ미니코리아

특히 이번 에디션 모델이 주목되는 건 폴 스미스와의 협업이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이번 폴 스미스 에디션은 단순한 디자인 협업을 넘어, 전기차 시대에 들어선 MINI의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MINI와 폴 스미스의 인연은 1988년 한정판 클래식 미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델은 단종을 앞둔 클래식 미니의 아이코닉한 감성을 극대화한 에디션으로, 1800대 한정 생산해 실제 고객에게 판매됐다. 해당 모델은 지금까지도 미니 콜렉터들 사이에서 상당한 가치를 가진 모델로 평가된다.


이후 1999년 ‘시그니처 스트라이프 미니’, 2021년 ‘미니 스트립’, 2022년 ‘미니 리차지드 바이 폴 스미스’ 등 세 차례 협업이 이어졌지만, 모두 전시용 콘셉트카 또는 프로젝트 성격에 그쳤다. 고객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양산 모델로는 이번이 사실상 28년 만이다.


1988년 협업이 내연기관 시대 미니의 콘셉트를 정립했다면, 이번 에디션은 전기차 시대의 첫 페이지를 여는 모델인 셈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을 소환해 브랜드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전기차 시대에도 MINI만의 아이코닉함이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디 올-일렉트릭 MINI 폴 스미스 에디션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번 에디션에서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미니의 전략도 잘 드러난다. 전기차 특성상 엔진음이 사라지고 주행 질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MINI는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텔링, 충성 고객층을 통해 감성적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예쁜 전기차’를 내놓는 차원을 넘어, 전동화 전환기에도 MINI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려는 시도다.


정수원 미니코리아 총괄 본부장은 "그간은 차량이 전달하는 개성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미니 팬들의 삶에 집중하려한다"며 "올해 전략인 '커스터마이제이션 2.0'을 기반으로 음악, 테크, 스포츠, 여행, 패션, 아트를 6가지 핵심 영역서 차별화된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에 대한 MINI의 자신감은 판매량으로 증명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비인기 차종인 소형 세그먼트에서 예외적으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면서다. 실제 국내 진출 첫 해 761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은 무려13만4103대에 달한다.


전동화 전환도 순조롭다.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 차량 4대 중 1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소형 전기차 시장이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기술 경쟁이 격화되며 브랜드 간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충전 속도 등 스펙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감성과 헤리티지는 오히려 더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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