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코웨이, 힘펠 등 참가
제품 넘어 경험 강조한 가전업계
'관리'에서 '생활'로 확장한 렌탈 전략
B2B 설비기업의 소비자 시장 진입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쿠쿠 부스 현장.ⓒ임채현 기자
가구와 인테리어 브랜드 중심 행사였던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생활가전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제품 성능을 강조하던 기존 가전 전시회와 달리 '집이라는 공간 전체'를 제안하는 무대로 이동하면서 가전업계 경쟁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현장에는 쿠쿠, 코웨이, 힘펠 등 가전 및 주거환경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최신 주거·리빙 트렌드와 공간 혁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전시회다.
가구·조명·홈데코 브랜드가 주류였던 행사에서 가전기업들이 전면에 나선 모습은 이전과는 다소 다른 풍경이다. 먼저 쿠쿠는 기존 자사가 강점을 지닌 주방가전뿐 아니라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등 휴식 가전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구성했다. 자사 60여종의 라인업을 전시, 제품의 디자인 변화를 볼 수 있도록 '브랜드 뮤지엄' 형태로 제품을 진열했다. 단순 가전 제조사를 넘어 생활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구성이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코웨이 부스 현장.ⓒ임채현 기자
코웨이는 신제품 매트리스 3종을 전면에 내세우며 침실 공간 공략에 나섰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중심의 환경가전 기업 이미지를 넘어 수면 환경까지 관리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물과 공기 관리에서 나아가 '생활 환경 전반'을 케어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환기가전 기업 힘펠의 행보는 산업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힘펠은 그동안 건축 설비·환기 시스템 중심 전문 전시회 참여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리빙·인테리어 전시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욕실과 실내 공기 환경을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하며 설비 제품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힘펠은 국내 욕실 환풍기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전까지는 B2B 설비 기업으로 분류돼왔으나, 최근 소비자 경험 부문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숨 쉬는 집'을 컨셉으로 앞세우고 자사 '휴젠뜨' 시리즈 라인업을 선보였다. 특히 '휴젠뜨 에어 360'은 360도 전동 회전 토출구가 달린 신제품으로 음성인식 기능까지 적용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힘펠 부스 현장.ⓒ임채현 기자
이처럼 가전 및 설비 관련 기업들이 리빙 전시회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산업 구조 변화가 있다. 주요 가전 제품의 성능 경쟁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디자인과 공간 경험, 브랜드 이미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 주택 공급 감소와 교체 수요 둔화로 기존 판매 방식의 성장 한계가 나타나자, 기업들이 인테리어 단계부터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을 꾸미는 초기 단계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면 이후 가전 선택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가전업계가 스마트홈과 홈케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가전과 가구, 설비, 인테리어 간 경계가 흐려지며 '홈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가전은 제품을 설명하는 산업이 아니라 어떤 생활 방식을 제안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리빙 전시회는 소비자가 자신의 집을 상상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전략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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