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는 영원하다’ 류현진, 교세라돔 잠재운 땅볼 유도 커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3.02 15:30  수정 2026.03.02 15:30

대표팀 복귀 마운드서 6회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커브로 상대 땅볼 타구 이끌어내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 한화 이글스)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빠른 공의 위력보다 완급 조절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고, 특히 커브를 앞세운 땅볼 유도는 왜 그가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지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류현진은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연습경기서 3-3으로 맞선 6회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결과보다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압도적인 구속은 아니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는 노련한 투구가 빛났다. 그 중심에는 커브가 있었다.


류현진은 특유의 큰 낙차를 자랑하는 커브를 적극 활용해 한신 타자들의 배트를 끌어냈고, 대부분의 타구를 땅볼로 유도했다.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 타자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지능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6회말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커브와 정교한 체인지업을 섞어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스스로 지웠다.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모습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베테랑의 여유 그 자체였다.


7회 역시 안정감은 이어졌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고, 단 한 명의 타자도 위협적인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단순한 무실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 투구였다.


류현진. ⓒ 연합뉴스

대표팀에는 젊고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지만, 경기 흐름을 읽고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만큼은 류현진을 따라올 투수가 많지 않다.


다가올 WBC에서 류현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멀티 자원’으로서 활용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전 특성상 한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중간 계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류현진은 위기 상황에서 흐름을 끊는 ‘소방수’ 역할은 물론, 젊은 투수들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정신적 지주로서도 큰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등판에서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자 경기 흐름은 단숨에 안정됐다.


고무적인 부분은 경기 운영 능력이 여전히 정상급이라는 점이다. 단기전에서는 화려한 구속보다 타자를 상대하는 노련함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은 대표팀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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